빌딩 그늘 아래에서 웅크린 몸으로 있을 것인가
햇살 가득한 양지에서 어깨를 활짝 펴고 가을을 만끽할 것인가
점심을 가볍게 먹고 선릉으로 가는 길 몸이 먼저 알고 발 길을 인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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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산 위에 올라
떨어지는 나뭇잎들을 바라봅니다.
깊이 사랑할수록
죽음 또한 아름다운 것이라고
노래하며 사라지는 나뭇잎들
춤추며 사라지는 무희(舞姬)들의
마지막 공연을 보듯이
조금은 서운한 마음으로
떨어지는 나뭇잎을 바라봅니다.
매일 조금씩 떨어져나가는
나의 시간들을 지켜보듯이
- 이혜인 님의 <가을편지>에서-
대나무는 일찍이 "시경"에서 군왕의 높은 덕망에 칭송되고
군자의 동반자로 사랑을 받았다는데...
왕릉에서 자라는 대나무 군락 그 잎이 시리도록 푸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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可使食無肉(가사식무육) 밥상에 고기가 없는 것은 괜찮지만
不可居無竹(불가거무죽) 사는 곳에 대나무가 없을 수야 있겠는가
無肉令人瘦(무육령인수) 고기가 없으면 몸이 마를 뿐이지만
無竹令人俗(무죽령인속)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을 속되게 만든다. -소동파 시집-
선릉의 오백년 지킴이...
장님 코끼리 만지듯이
구석구석 찍어봅니다.
오백살 나이에도 왕성한 생산력.....
월동준비에 하루 해가 짧은 비둘기...
파란 하늘 아래
선정릉 빽빽한 나무 숲 속
초록은 울긋불긋 원색으로 지쳐가고
한 걸음 한 걸음 낙엽 밟는 소리따라
가을로 빠져들어 무아지경으로......
벨 소리에 이어 들려오는 소리
오형!
나 강남에 왔는데.....
아! 안형!
찻집으로 와.........
有朋이 自遠方來니 不亦 樂好아라...
점심 산책 잘하고도
아직 이틀 주말연휴가 남았으니.....
不亦 悅好아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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