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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타고 떠난 강릉 뚜벅이여행

오돌 2019. 8. 23. 23:20

 

 

고향동네 언저리에서 맴돌던 우리들의 일상

하루쯤의 일탈로 삶의 활력소를 채우면 어떨까?

그렇게 시작된 강릉 뚜벅이 하루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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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타고, 버스 타고, 걷고

낮선 동네에서 길을 묻고, 버스를 기다리고

하다보니 동해 바다를 품고 있는 강릉까지 가서

바다는 구경도 못하고 오직 "선교장" 한 곳만 갔다 왔다고 하면

남들은 잘 했다고 할까?

그래도 바다 구경은 하고 왔어야지 할까?

아무렴 어떤가 우리는 "선교장" 한 곳만 갔다 왔다.

그래도 재미만땅이었고, 다음에는 바다보러 가자는 핑게거리 하나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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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장(船橋莊)"

집앞이 경포호수이었기에 배로 다리를 만들어 호수를 건너다녔다하여 배다리집 "선교장"이라 하였고

효령대군 11대손인 이내번이 1703년에 건립한 조선 후기의 전형적인 상류주택으로

"대궐 밖 조선 제일 큰 집"으로 손님 접대에 후하여 아낌이 없고

만석꾼 부호임에도 겸손하며 소작인들이 배고품을 모르고 살게 하였다는 진정한 명문가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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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여행사보다 훨씬 세세하게 조사한

대장님의 스케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파란 하늘의 강릉역 도착

 

 

강릉역에서 중앙시장까지 뚜벅이로 이동

 

 

강릉 토박이 찬스 카톡

중앙시장 물회 잘하는 집 추천 요망

토박이 왈 그냥 이름이 마음에 들면 들어가세요.ㅎ

 

 

위하여!

 

 

비주얼은 그런데로...

 

 

중앙시장에서 버스 타고 선교장입구 하차

뚜벅뚜벅 걸어서 배롱나무꽃이 활짝 핀 선교장

 

 

 

 

월하문(月下問)

조숙지변수(鳥宿池邊樹) : 새는 물가의 나무에서 잠자고

승고월하문(僧鼓月下門) : 스님은 달 아래 문을 두드린다.

 

 

 

 

 

"활래정(活來亭)"

1816년 지어진 정자로 활수래(活水來) 맑은 물이 끊임없이 흘러온다는 뜻이다.

금강산과 관동팔경을 지나는 조선의 많은 풍류가와 시인, 묵객들이 머물며

문화와 예술의 향기를 피우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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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래정의 유래

중국 남송시대 주자학을 집대성하여

중국 사상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주희"의 "관서유감"의 "活水來"에서 이름을 따 왔다고.

半畝方塘一鑒開(반무방담일감개) : 네모난 작은 연못 거울처럼 열려서

天光雲影共徘徊(천광운영공배회) : 하늘과 구름이 함께 수면 위에서 일렁이네

問渠那得淸如許(문거나득청여허) : 어찌 이리 맑으냐고 연못의 물에게 물었더니

爲有源頭活水來(위유원두활수래) : 마르지 않는 샘에서 새 물이 흘러와 그렇다네  -주희의 관서유감-

 

 

 

 

 

선교유거(仙橋幽居) : 신선들이 머무는 그윽한 집

조선 후기 명필 "소남 이희수"가 쓴 현판 앞에서

일일신선 인증 샷 찍고

 

 

 

 

 

 

열화당(悅話堂)

열친척지정화(悅親戚之情話) : 친척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다정하게 이야기를 즐기는 기쁨

도연명의 시에서 유래

 

 

 

 

 

 

"초정"

열화당 후원의 초가 정자로

선교장의 선조들이 자연 속 초가에서 살며

소작인들의 애환을 공유하고 상생의 도를 닦던 곳이다.

 

 

"초정" 앞 배롱나무

수백년 세월에 밑둥이 다 썩은 조상을 등에 업은 배롱나무

집의 주인을 닮아 효심 깊은 젊은 배롱나무는 붉은꽃을 아름답게 피우고...

 

 

주인 어르신 사랑채 열화당 지붕 위를 장식하고

 

 

굴뚝 위에까지 꽃가지를 곱게 덮었습니다.

 

 

 

 

"행랑채"

행랑이 줄처럼 서 있다 하여 줄행랑이다.

이곳은 관동팔경과 경포대를 유랑하는 선비들의 숙소로 사용되었다.

 

 

 

 

능소화와 백일홍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8월의 선교장

어딜가나 구석구석 붉은 배롱나무꽃 천지입니다.

 

 

굴뚝 앞 백일홍

 

 

초가 위의 백일홍

 

 

"자미재"

선교장의 종부가 가승 전통음식을 가르치던 곳

판석을 켜켜이 쌓아 만든 지붕이 아름답다

 

 

선교장 후원의 소나무

병풍을 두른 듯합니다.

 

 

선교장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카페 리몽"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30분

열화당에 울려 퍼지는 오르간 연주

 

 

 

 

선교장 옆 매월당기념관

 

 

 

 

 

 

 

 

나 죽은 뒤에 내 무덤에 표할 적에

꿈꾸다 죽은 늙은이라 써준다면

나의 마음을 잘 이해했다 할 것이니

품은 뜻을 천 년 뒤에 알아주리

                                    -김시습의 "나의 삶" 중에서

 

 

매월당 친필

 

 

 

 

버스를 기다리며...

 

 

선교장 앞 과수원

추석이면 수확한답니다.

 

 

꿀 빠는 호랑나비

 

 

담장 밖에서 보는 선교장

 

 

선교장 후원의 낙랑장송

 

 

선교장 앞 버스정류장

 

 

연포탕 한 뚝배기 개운하게 먹고

강릉역으로 뚜벅뚜벅 1.4키로...

 

 

KTX 타고 강릉 뚜벅이여행으로 시작해서

어쩌다보니 선교장 한 곳에 집중한 여행기였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