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그치고 풋풋한 생기 가득찬 정원
인기척에 놀란 새들이 떼로 날아오른다
나 때문이다.
괜스레 미안해지는 순간 숨을 멈추고
조심스레 카메라를 꺼냈다.
하늘 위로 날아오른 새들
눈앞의 정원석에 삼삼오오 내려 앉는다.
올타구나 이때다 싶어
셔터를 누르고 또 눌렀다.
.
.
.
한 놈은 경계를 서고
여섯 놈은 물을 마신다.
그렇다
그들은 목이 말랐고
정원석에 내린 봄비는
그들의 옹달샘이 되었던 것이다.
카메라 셔터 소리에 놀라 모두 날아가고
두 놈만 남았다.
그 둘은 아직 목이 말랐던거다.
사진 욕심에 새들에게 미안한 순간이다.
혹시나 하고 멀리서 기다렸지만
놀라서 날아오른 새들은 돌아오지 않았고
저녁 햇살 가득한 꽃들만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늘진 곳에서는
처음 만나는 꽃
"자엽자두꽃"과
떨어지지 않겠다고 버티는
의지의 벚꽃이 매달려 있었다.
만첩홍매는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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