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한 번 가자는 친구의 전화
북한산 언저리에서 산책이나 하던 나
정상까지의 등산은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그런데도 무슨 자신감인지 덜컥 동의를 하고 말았다.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에서 만난 네 친구
코로나로 왕래가 뜸했지만
어제 만나고 또 만난 듯이 악수도 하는 둥 마는 둥
그간의 안부도 묻지 않고 배낭을 챙겨
감악산 출렁다리 가는 나무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둥근 보름달 가운데 토막을 세워놓은
이곳은 감악산 전망대
출렁다리가 코 앞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멀리 산등성이에 보이는
뽀족한 첨탑과 둥근 조형물이 보이는 곳
출렁다리 건너서
정상으로 가는 길
감악산 출렁다리
안전한지 용감한 친구 먼저 보내는
예비역 장교 두 사람
좌로 봣!
우로 봣!
아니
뒤로 봣!!
우리나라 최초의 출렁다리를 건너며
학교를 다닌 우리에게
이 정도 다리는 껌입니다.ㅎ
그래도 건넜으니
인증 샷!
그리고
전망대가 보이게
출렁다리 한 번 더 찍고
출렁다리를 뒤로하고
운계폭포를 향해서
감악산 백호상을 지나서
운계폭포 도착.
하얀 물줄기가 천둥같은 소리를 내며
쏟아져 내리는 폭포까지는 상상하지 않았지만
보일 듯 말 듯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폭포라기 보다는 그냥 바위 절벽이라 칭하는 게 어떠할까?
그래도 바위 절벽에 각진 화강암맥은 볼만하다.
저 암맥이 금맥이라면
황홀한 상상을 해본다.
감악산 정상까지
1350미터.
다 왔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
뻔한 거짓말에도
마음만은 가벼운데
잘 다듬어진 등산로는 멀어지고
날 것 그대로의 길
정상으로 가는 길가에
숯가마터가 자주 보인다.
옛 사람들의 고단했던 삶을 생각하면
지금의 우리들은 얼마나 행복한 삶인가.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바쁠 것도 없으니
일인일석
편하게 쉬었다 가자.
정상으로 가는 길은
점점 거칠어 가고
발걸음이 무거워 진다.
또 다시 휴식.
직접 농사지었다는
무공해 복숭아를 꺼낸다.
아삭한 식감과 달콤함에
피로는 저 멀리 사라졌다.
산 위에서 부는 바람은
시원한 바람~~~
산 속 옹달샘은
등산객들의 오아시스.
시원하게 한 바가지 들이킨다.
다래넝쿨지대를 지나고
등산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처음보는 야생화가 보인다.
병사들의 투구를 닮아
"투구꽃"이란다.
사촌으로는 "각시투구꽃"이 있고
보기에는 예쁘지만
꽃 중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꽃이란다.
심지어 옛날 사약의 원료로 쓰였다 하니
눈으로만 감상하고 사진이나 찍을 일이다.
"투구꽃"은
깊은 산에서 자라
보기 힘든 꽃이라니
요리 보고 저리 보고
찍고 또 찍어본다.
드디어
감악산
해발 675미터
정상이다.
감악산은
"검은색과 푸른빛이 동시에 흘러나온다" 하여
감색 감 큰산 악 즉 "감색바위"라고 불렸고
감악산 정상은
경기도 파주, 양주 그리고 연천 세 지역의 경계로
정상에은 세 지자체에서 세운 조형물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출렁다리 전망대에서 보이던
둥근 조형물에 왔다.
정상 인증 샷
한 번 더.
단독 샷!
감악산 출렁다리 주차장에서
해발 675미터 감악산 정상까지
몇 년만의 등산인가?
정상에 오르니
오늘의 친구들과 올랐던 추억이 떠오른다.
중국 북경의 소오대산 해발 2882미터
1박 2일의 여정에 초원지대에서
천둥번개에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세찬 소낙비를 맞으며
수없이 미끄러지고 엉덩방아 찧기를 반복하며 내려오던 때가 있었고
북한산 백운대 정상에 올랐던 때도
함께 했던 친구들이다.
감악산 675미터
악자가 들어가는 산의 명성 그대로
만만하지 않은 산이었습니다.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발 675미터 감악산 정상에서 보는 풍경들 (0) | 2022.10.02 |
---|---|
단풍도 아름다운 명성산 (0) | 2020.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