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건너 뛰고 곧 여름이 되려는 듯
영상 20도를 넘어가던 날씨가
갑자기 영하로 떨어지더니
바람마저 밤새 세차게 불었다.
남녘에서 꽃소식이 들려오더니
꽃샘 추위가 찾아왔나보다.
꽃이 피었으니
날씨도 샘을 내지 않을까
뒷동산에 올라본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꽃이 피었다.
우리 동네에도 진정한 봄이 온 것이다.
작년에 피었던 노란 꽃은
빨간 열매로 남아 있고
그 위로 새내기 산수유가 노랗게 얼굴을 내밀었다.
신.구 세대가 함께하니
더욱 아름답지 아니한가.
꽃들에게 배울 것이다.
산수유에 뒤질세라
매화꽃도 피었다.
옛 선비들은 매화향을 맡으며
시조를 읊으며 풍류를 즐겼다는데
이 몸은 매화향은 안중에도 없고
카메라 렌즈만 들이대고 셔터만 누른다.
집 앞에 활짝 핀 매화 앞에서
실수로 찍힌 사진.
다시 찍으라면 못 찍습니다.
요놈을 찍으려다....
해마다 찾아오는 봄날
해마다 피어나는 봄꽃
해마다 찍어대는 사진
특별할 것도 없지만
작년에 피었던 꽃이 아니고
작년에 찍었던 나도 아니기에
찍고 또 찍으며
새 봄이 왔음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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