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함께 가지않겠냐는 형님의 전화에 "예, 좋지요"하고 대답부터하고 언젠가 인터넷 까페에서 보았던 "사려리숲"이 제일 먼저 머리 속에 떠오른다.
시작부터 초록바다에 빠져듭니다.
슬슬 초록바다로 빠져듭니다.
유치원아도 걷는 길. 사려니길은 절대 등산이 아닙니다.
숲으로..
또 숲으로..
길가 풀 한 포기, 포기 마다 반질 반질 윤이납니다.
야생노루가 마중을 나왔습니다.
사려니 숲길. 오장육부가 맑아지고 저절로 건강해지는 느낌. 너무 좋습니다.
고개를 돌리니 산죽이 쫘~~~악~~~
아무 생각 없이 안내판 따라 걷기만하면...
이름모를 꽃들이 반겨줍니다.
물 방울 마저 싱그럽구요.
물 속 마저 푸르름이...
산딸나무 꽃은 잎사귀 위로 피고, 때죽나무 꽃은 잎사귀 아래로 핀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가도 가도 숲속 터널. 한 여름에 더위를 모르고 걷고있습니다.
가족사진 한 번 찍고
어느새 이만큼 걸었네요.
자연은 생각 없이 걸으라 하고, 월든은 명상하라고 하네.
하늘을 찌를 듯한 삼나무 숲. 입이 떠~~억 벌어집니다.
이런게 원시림?
때죽나무 꽃잎. 사뿐히 즈려밟고...
동서지간. 보기 좋습니다.
싱그러움 그 차제라고 할까요.
까마귀 울음 소리도 우렁차고..
휴양림에 텐트 치고 하룻밤 생각이 간절합니다.
다음엔 오름에도 오르고 싶다.
10키로 정도 무념무상의 길을 걸었습니다.
이제 끝이 아니고 시작이었으면...
보너스. 제주공항에서 받았습니다.
아득한 옛날 제주 들녘을 호령하던 테우리들과 사농바치들이 숲길을 걸었습니다.
그 길을 화전민들과 숯을 굽는 사람 그리고 표고버섯을 따는 사람들이 걸었습니다.
한라산 맑은 물도 걸었고 노루 오소리도 걸었고 휘파람새도 걸었습니다.
그 길을 아이들도 걸어가고 어른들도 걸어 갑니다.
졸참나무도 서어나무도 함께 걸어 갑니다.
우리는 그 길을 사려니 숲길이라 부르며 걸어갑니다.
-사려니 숲길 걷기 행사 안내문에서-
* "사려니"란 말이 무슨 뜻이냐고 안내원에게 물으니 "신성한"이란 뜻이라고 대답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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