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일상이 되어버린 북한산

오돌 2020. 5. 21. 12:26

5월의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면 북한산계곡엔 맑은 물이 넘처 흐르겠지.

산성계곡 따라서 귀에 울리는 물소리를 상상한다.

꿈은 이루어지고,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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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어두워지고

돌풍이 불면서 빗방울이 거세게 내린다.

일기예보에는 분명 비가 온다고했는데

아버님 기일에 맞춰 찾은 묘소 위 하늘에는

하얀 구름이 십자가 형상을 만들고

그 안에 마치 아버님의 영혼이 타고 온듯한 동그란 구름 한 점이 떠있다.

이틀간 비가 내리고

어느 날보다 더욱 맑은 하늘 아래 북한산

그리 많은 비가 내린 것 같지 않았는데

계곡엔 물이 넘쳐 흐른다.

비가 오면 생기는 작은 폭포

그 소리가 우렁차다.

5월의 비는 생명의 비

담쟁이와 이끼에게 활력을 넣어주고

봄날의 미세먼지는 싹 날려버렸다.

해마다 봄이오면 생각나는

제주 삼방산 아래 흐드러진 유채꽃과

섬진강 구비구비 흐르는 강가에 늘어선 벚꽃과 하얀 매화꽃인데

올봄에는 제주에도, 섬진강에도 못 가고

호수공원 꽃박람회 마저도 취소되어 아쉬움 가득했는데

북한산 한 귀퉁이 작은 유채꽃밭에서 대리 만족합니다. 

 

오월에 신록은 이미 지나고

녹음이 우거졌습니다.

서남문 담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