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 추위에 봄바람을 막아주던 점퍼도
살랑살랑 싱그러운 봄바람에 바람막이도
여름의 초입에 들어선 5월의 하순에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이제는 반팔이 제격인 날씨가 시작되려나보다.
코로나마스크 사러 나간 김에 동네 한 바퀴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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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죽나무 향기를 시작으로
황금낮달맞이꽃
빨간 장미와 하얀 찔레꽃
산딸나무
패랭이꽃
붓꽃
비비추와 패랭이꽃
봄날의 빨간 단풍
병꽃나무
노란 씀바귀
"이성계를 무릎 꿇린 노란 씀바귀"
평소 궁궐을 빠져나와 팔각정에 꽃삽으로 흙을 파고 꽃씨 뿌리기를 즐겼다는 이성계
신하들이 "범부들이나 하는 일을 하시는 것은 군왕의 체통을 꺾는 것이다"며 말렸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어느 날 신하와 함께 팔각정으로 가는 길에 걸음을 멈추고 논두렁 아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노란 꽃망울을 터뜨린 씀바귀였다.
"전하, 캐어다 화원에 심을까요?"
환관의 물음에 왕은 고개를 저으며
"꽃이 곱지 않으냐? 우리가 캐어 가면 촌부들이 보지 못할 것이 아니냐.
나중에 여물고 나면 씨를 받아 화원에 뿌리자"
고려 왕조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노란 씀바귀꽃 앞에서 무릎을 꿇은 것은
아무리 하찮은 들꽃이라도 온갖 시련을 이기고 꽃을 피우는 일은 누구도 하찮게 여겨서는 안되는 어마어마한 일이기
수많은 전장터에서 칼과 화살에 맞서 싸우며 살아 온 이성계도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는 감성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은행 "골드&와이즈" 배연국의 "이성계는 왜 노란 씀바귀에 무릎을 꿇었을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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