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안개 자욱한 날에
일찍이도 카톡이 울린다.
"나 오늘 심심하다"
집채만한 덤프를 운행하는 친구
내일 예보된 비로 오늘의 일정이 취소되었단다.
백수라고 모두가 한가한 것은 아닌가보다.
번개 모임은 세 명.
장소는 왕방계곡에 한옥을 짓고 사는 친구네 집
그래서 네 명.
오래전부터 친구들에게 들었지만
이제서야 방문하게 된 친구네 한옥
동두천 왕방계곡을 따라 한창을 들어가
전망 좋은 곳에 高臺廣室 韓屋 두 채가 떡하니 나타난다.
친구는 한옥 두 채를 지어 한 채는 분양을 하고
남은 한 채에 살고 있다고.....
대문을 지나 몇 계단을 오르니 마치 궁궐 마당에 들어온 것 같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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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안개 자욱한 날
왕방계곡에 사는 친구네 집
거실 석가래가 어마어마하다,
왕방계곡 오리백숙
주말에는 예약조차 힘들다고...
사십여년전 친구들과 작은 오토바이 타고
비포장길을 달려 힘들게 와서 돌판 위에 삼겹살을 굽던 추억의
왕방계곡. 그때는 왕뱅이라 불렀는데
강산이 네 번 변하니 이런 모습이되었습니다.
물에서 노는 어린이들
오랜 세월이 지나 다시 찾아오면
오늘 내가 한 말을 할까?
에어콘도 선풍기도 필요 없는
한옥의 툇마루에서
고향 프로그램이 따로 없습니다.
쥔장은
심혈을 기울여 지은 한옥이지만
누구가가 원한다면 양도하고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답니다.
아직도 담배 피는 친구
왼쪽 창에는 한옥
오른쪽 창에는 소나무가 비치는
멋진 한옥에서 몸에 좋은 오리백숙 먹고
옛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여름날의 오후
왕방계곡에서 천보산 터널을 지나
"회암사지" 에서 잠시
집에 있는 옆지기에게...
"쉬땅나무"
지천으로 피어 있는
개망초와 눈높이를 맞추고
뜨겁게 태양이 내리쬐는 날에
방문자를 위한 배려
오늘도 감사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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