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에 살면서

'박각시나방'을 기다리며...

오돌 2024. 9. 30. 16:59

햇살 좋은 가을 날
너른 코스모스밭을 날아다니는
'박각시나방'
이 꽃 저 꽃 바쁘기도 하다.
어찌나 바쁘게 날아다니는지
1초도 한 꽃에 머물지를 않는다.
머무르나 하면 날아가고
날아가는가 하면 잠시 앉아 꿀을 빤다.
도무지 카메라 렌즈에 초점을 맞출 수가 없다.
 
사진은 기다림의 미학이라는데...
평생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길 바랐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다시 반복될 수 없는 이미지가
나에게는 가장 좋은 사진이다. -사라 문-
 
그렇다
'기다림의 미학'
'결정적 순간'
'반복될 수 없는 이미지'
따가운 가을 햇살에 땀이 배어 나와도
렌즈에 잡히는 박각시나방이 없어도
셔터를 누르고 또 누른다.
 
그렇게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보니
몇 마리 '박각시나방'이 렌즈 속으로 들어 왔다.
힘들게 렌즈에 들어 온 너를 사진 속에 박제하리라.
영원히~~~
 
그리고 덤으로 들어 온
'표범나비', '호박벌'
그대들도 영원히 박제 하겠다. ㅎ
.
.
.
'박각시나방'

 
동그랗게 말린 빨대

 
눈을 크게 뜨고
빨대를 쭉 펴고
꿀 한 모금 쪽!

 
옆에 있는 꽃도 쪽..

 

 
'호박벌'

 

 
호박벌 무게에
꽃대가 휘어지긴 해도
꺾어지지는 않습니다.

 

 

 
'표범나비'

 

 
황화코스모스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

 
색은 달라도
코스모스 가족

 
 
'이미지가 범람하게 되면
저녁놀조차 진부해져 보이는 법' 이라는데
코스모스밭에서 너무 오래 있었던 건 아닌지 모르겠다
오랜 시간 옆에서 기다려 준 옆지기에게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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