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시

사진 한 장. 시를 만나다. 7편

오돌 2017. 4. 24. 22:03

나태주님의 시를 읽다가

몇 년전에 북한산 둘레길에서

차 한 잔 마시며 찍었던 사진이 생각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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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에

              -나태주-


반쯤 비어있는 찻잔에

흰 구름을 가득 부어

마시면 어떨까?


더 많이 비어 있는 찻잔에

새소리며 바람 소리를 채워

마시면 어떨까?


일찍이 물이었던 나

바람이고 새소리이고

수풀이었던 너


점점 몸과 마음이 가벼워져서

하늘 위에 둥둥 떠오르겠지


우리들 사랑에서도

새소리가 들리고 수풀을 흔드는

바람소리라도 들리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