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 걷기

강풍은 제주바다를 춤추게 한다.

오돌 2018. 1. 10. 22:22

10여년전

제주도에 사는 사람들도 잘 모르던 시절의

"올레길"

옆지기와 일주일 계획으로 갔다가

하루하루 올레길 걷는 재미에 푹 빠져서

한 달을 걸었 던 추억을 떠올리며

강풍에 진눈개비까지 내리는 바닷가를

성난 파도소리는 군악대 연주소리로 들으며

꿋꿋하게 걸었습니다.

도두봉에서 용두암까지.....


.

도두항 주변

일등식당 동태탕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마음 단단히 먹고 걷기 시작.

.

.

강풍경보에 배들은 모두 도두항에 피신하고

뱃일하시는 분들은 바다가 잠잠해 지기를 기다리고 있을텐데


여행자 눈에는 멋진 피사체로 보입니다.


섬의 머리 "도두"

장안사를 지나서


도두봉 정상으로 가는 길과

둘레길 중에서

이번에는 둘레길을 선택했습니다.




도두봉을 지나니

단양 도담삼봉을 연상 시키는 바위


파도가 사정 없이 몰아칩니다.



사진에 담을 수 없는 파도소리에

귀청이 떨어져 나갈 둣합니다.


누가 시키면 절대로 걷지 않을 고약한 날씨

스스로 지는 짐은 무겁지 않다고 했으니

기꺼이 바람 속으로 걸어갑니다.

꿋꿋하게

미소도 잊지 않고

ㅎㅎ


오늘 같은 날에는

전망대는 무조건 통과합니다.


방파제를 때리는 파도


가까이 다가 갈 수 없는

무서운 기세로 방파제를 넘어서는

파도.

엄청난 자연의 힘을 눈으로 보았습니다.


안식처로 피신한 갈매기 떼


파도가 덮치면 일제히 날아 오르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기다려도

파도는 갈매기 앞에서 힘을 빼고

갈매기 영토는 침입하기 않습니다.

파도와 갈매기는 공생관계 인가요?


용두암을 향하여

직진 또 직진하다가


파도가 부딪치는 바위만 보면

셔터를 눌렀습니다.






걷다가 찍다가 보니

멀리 오늘의 종착지가 보입니다,


용두암 앞에서 찍었는데

용두암은 흑색에 가려서 보이지 않고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만 보이네요.



비행기를 향해 높이 오르는 파도


날씨는 험악해도

비행기는 왠지 듬직해 보입니다.







드디어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창문을 닫아도 끊임 없이 들립니다.

쏴~~~아!

쿠~~~웅!


업무상 출장으로 온 제주

조금 일찍와서 찬바람 맞으며

걸어서 도착한 숙소

옆지기와 함께 옛 이야기하며 걸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따뜻한 봄날에 룰루랄라 손잡고 걸어보리라

혼자 다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