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설중산책(교래자연휴양림)

오돌 2018. 1. 16. 20:37

청정 눈밭

교래자연휴양림 야영장에

팩을 박아 텐트 치고

리빙쉘 안에는 화목난로를 지피고

사랑하는 옆지기와 함께

삼다수 맑은 물을 끓여

커피까지 한 잔하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만

낭만 캠핑은 상상의 세계로 남겨두고

길 건너 에코랜드를 보며


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은 200미터.


자동차길 평지라도

방심하면 미끌 엉덩방아 찧기 딱이다.

하지만

걱정할 일은 없다.

나에겐 비상용 아이젠이 있었으니

바로

빨간 코팅장갑.

10여년전 한라산 가는 버스기사에게 얻은 꿀팁입니다.^^


눈에 덮인 야영장 돌담


지붕에서 흘러내리는 눈과

벽을 타고 오르는 눈


야영장 돌담이 끝나는 곳


휴양림의 돌담이 시작됩니다.




교래자연휴양림 오름산책로. 생태관찰로


입장료 1,000원


앞 사람들의 발자취 따라서 가는 길


못난이 삼형제를 여기서 만났습니다.


큰지그리오름전망대 가는 길


순백의 길

순례의 길

힐링의 길

천국의 길

고행의 길

또다른 길

뭐 있을까


지금 이 순간

중요한 것은

그냥 즐기면 되는거다.









움막터.


"곶자왈 평지에 따비(자갈밭을 일구는 농기구)를 이용해

밭을 일구어 팥이나 피 같은 잡곡을 심어 수확하였다.

주변 방목지에서 곶자왈로 풀을 뜯으러 들어온 마소로 인해

곡식을 보호해야 하므로 오두막집을 짓고 작물들을 돌봤다.

주변에 창고용 움막 화장실등을 별도로 지었다."


모두가 잎을 떨군 겨울철에

홀로 푸르름을 자랑하는 나무.

너 이름이 뭐니?



끝없이 이어지는 길

오늘은

여기까지.

일용할 양식은

귤, 오메기떡 그리고 생수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

딱 딱 따다딱

따다다다 딱.


주변을 둘러보다

운 좋게 만났습니다.

"딱따구리"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다가가며

찍고 또 찍었습니다.


단체 탐방객들이 오고 있습니다.


한 사람 간신히 가는 좁은 길

당연히 제가 비켜 서야죠.



큰지그리오름까지 3000미터.

시작할 때 3400미터였던 것 같은데


마음씨 좋은 어르신들께서

따뜻한 커피 한 잔에 과자까지

감사합니다.

산에서는 단 것이 필요하다시면서

초코렛까지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알고 보니

휴양림입구에서

단체 사진도 찍어드리고

운동화 신고 오신 할머님께

여분의 빨간 장갑을 드렸던

구면의 어르신들이었습니다.

칠십 중반의 제주 토박이

초등학교 동창 소꼽친구들

눈길 나들이 나오셨답니다.


커피를 주시며 하시는 말씀.

한 겨울에 뱀이 나왔다고 하십니다.

거기에 맞장구 쳐 드립니다.

"뱀 중에도 백사네요."ㅎㅎ


"검푸른 바닷가에

비가 내리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뭍인가" 하는 김민기의 노래 "친구" 가사처럼

하늘의 흰 것이 구름인지 눈인지 헷갈립니다.


가도 가도 하얀 눈길

방향 감각도 없고

높낮이도 구별이 안되는 길


이정표를 봐도 잘 모르겠고


분명히 간식을 먹고

가던 길을 돌아서 왔는데

어찌하여 정상을 향해서 걷고 있었는지

다시 생각해도 이해가 안됩니다.

큰지그리오름 가는 길

3400미터->3000미터->2900미터


꿈틀꿈틀 정신줄을 놓게 만들어 놓은 건 아닐까?

눈의 정령이

꿈틀꿈틀 정신줄을 놓게 만들어 놓은 건 아닐까?


정신 바짝 차리고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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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를 또 만났습니다.


휴~~~

무사히 나왔습니다.



배낭에서 떨어진 생수



비행기 탑승시간은 다가오는 데

버스는 언제 오려나.

괜히 마음 졸여옵니다.


비행기에서 본 일몰



4박 5일

공무로 시작된 출장

악천후로 마음고생도 했지만

잠깐잠깐 틈새 힐링타임으로

출장인지 여행인지

헷갈리는 시간이었지만

사진 속에서는 즐거운 여행 기록으로 남을테니

힐링여행이었음이 틀림없었다고 생각하겠습니다.

귀한 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땡큐!

마눌님께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