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함께한 도봉산
등산보다 산책을 선택하고
쉬엄쉬엄 걸으며 구석구석 살피고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시처럼
소소한 풍경을 찍다.
.
.
한 시간 산책하고
점심 먹고 해산
너무도 일찍 끝나버린 모임
그냥 돌아가기에는 너무나도 아쉽기에
카메라 들고 홀로 걷으며 사진을.......
정성을 다해서 연잎을 그리는 스님의 손 끝에서 경견함이 묻어납니다.
(스님께 허락을 구하고 찍었습니다.)
연등 아래 고개 숙여 핀 할미꽃에서
겸손함을 배움니다.
바람따라 흩날리고
물결따라 흐르는 벚꽃잎
"高 山 仰 止"
시경에 나오는 문구로
"높은 산처럼 우러러 사모한다"는 의미이다.
곡운 김수증(1624-1701)이 조광조의 덕을 우러러는 마음에서 1700년(숙종 26) 글씨를 새겼다.
넉넉한 바위 틈에서는 진달래꽃 피고
바위와 고목 아래에서는 애기똥풀이 자라고 있습니다.
산괴불주머니
산당화라고도 불리는
명자나무꽃에서 꿀 빠는
직박구리
명상에 잠긴
도봉산 산비둘기
누군가가 단칼에 자른 듯 두 동강 난 바위에 새긴
"明水臺"
조선 중기의 시인 촌은 유희경과 관기 매창의 시비가 나란히...
이화우
이매창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 낙옆에 저도 날 생각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매
매창을 생각하며
유희경
그대의 집은 부안에 있고
나의 집은 서울에 있어
그리움 사무쳐도 서로 못 보고
오동나무에 비 뿌릴 젠 애가 끊겨라
28살의 나이 차이에도 서로를 그리워하던 두 사람
관기 매창은 38살 젊은 나이에 요절을 하고
시인으로 명성을 날린 유희경은 91세까지 천수를 누렸다.
말년에는 흰 수염을 날리며 신선과 같은 모습이었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매창의 시 한 편 추가
贈醉客
이매창
醉 客 執 羅 衫 취신하신 님 사정없이 날 끌어단
羅 衫 隨 手 裂 끝내는 비단적삼 찢어놓았지
不 惜 一 羅 衫 적삼 하날 아껴서 그러는 게 아니야
但 恐 思 情 絶 맺힌 정 끊어질까 두려워 그러지
옛날부터 아낙네들이 이 꽃을 보면 바람이 난다하여
뜰 안에는 심지 않았다는 "명자나무꽃"
도봉산 명자나무꽃 옆에 꽃놀이 고스돕 치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순찰나온 순경에게 여기서 이러시면 안된다고 야단아닌 야단을 듣고 있었습니다.ㅎㅎ
우리동네 맛집.
오랜만에 도봉산역에 내리니
내가 기억하는 옛날 역사는 어디가고
도봉산역은 2층으로 산뜻하게 신축되어 있었고
이제는 어딜가도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보다 어린 사람이 더 많았는데
평일 도봉산에서 나는 유치원생에 불과하여 젊은 기분으로 다녔지만
한편으로는 왠지 짠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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