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

어제는 비, 오늘은 눈

오돌 2021. 3. 2. 17:38

오늘은 3. 1절.

봄비 같지 않은 봄비가 주룩주룩 잘도 내린다.

비오는 날에 우산 쓰고 밖에 나오는 사람들도 없으니

뒷동산에 오르면 마스크 벗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을 것같아

발걸음 가볍게 뒷동산 "어침이공원"에 오른다.

매화나무 꽃봉오리 파릇하게 부풀어 오르고,

산수유도 자세히 보면 노란 속살이 살짝 비친다.

오늘 비를 흠뻑 맞았으니 하루이틀이 지나면

매화, 산수유 서로가 뒤질세라 앞 다투어 꽃이 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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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선수 출발선에 출발신호 기다리 듯

터지기 일보직전 매화 꽃봉오리들

 

 

그중에 부정 출발했는지

한 송이 매화가 먼저 피어 꽃술에 영롱한 빗방울을

메달처럼 달고 있다.

두 번째 매화 정상 출발했노라

하늘 향해 당당하게 피었다.

빨간 산수유 아직 달려 있는데

 

노란 꽃봉오리 다투어 나온다.

솔잎 끝에 맺힌 물방울

끈질지게 버틴 단풍잎.

 

어제는 이렇게 비가 내렸습니다.

우리동네 비가 내릴 때

영동에는 폭설로 도로에 갇힌 자동차 행렬.

십 수년전 경부고속도로에서 반나절을 꼼짝 못하고  갇혔던 기억이 새롭다.

아침에 일어나니 창밖이 하얗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제 갔던 뒷동산 "어침이공원"으로 간다.

역시나 새하얀 설국이 눈 앞에 펼쳐진다.

어제는 비가 내렸고, 오늘은 눈이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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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물방울을 달고 있던 매화

오늘은 눈이불을 덮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