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겨울 왕국(북한산 산성계곡)

오돌 2022. 1. 19. 09:55

어린 날

그러니까 초등학교 아닌 국민학교 시절

겨울방학 하는 날

선생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춥다고 방 안에만 있지말고

추워도 밖에 나가서 놀기도 해야 한다고.

오십 년 육십 년이 지나도 기억하는

선생님의 말씀.

그 말씀을 실천하러 북한산에 갔습니다.

해가 바뀌고 처음 간 북한산 산성계곡은

계속되는 영하의 날씨에 꽁꽁 얼어 있고

어제 내린 눈까지 살짝 덮혀 있어

겨울왕국을 방문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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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와 왜가리는

들판에 낱알은 먹지 않고

물고기만 먹는다는 것은 같지만,

백로는 말 그대로 노란 부리와 검은 발을 제외하면

깃털이 모두 새하얗고,

왜가리는 깃털이 주로 회색을 띠고

머리에 댕기 깃이 있는 것이 특징이라니

눈 앞에 보이는 너는

바로 "백로"가 맞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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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를 찾아 물 속을 보는 자태가

사뭇 진지하다.

먹이를 찾다말고

날아가는 백로.

설마 셔터 소리에 놀라

날아가는 것은 아니겠지?

"石轉千年方到地"

돌이 굴러 땅에 닿기까지

천년이 걸린다는데....

"月白雪白天地白"

달도 희고 눈도 희고

천지가 모두 희다는 말이

실감나는 계곡 풍경.

해를 품은 바위

창 밖에 함박눈이 내린다.

하얀 눈 덮인 북한산이 눈에 어리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