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봄비 타고 내려 온 북한산의 봄

오돌 2022. 3. 16. 13:35

3월 4일 오전 11시에 발화되어

축구장 2만9천3백4개 면적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고

3월 13일 오전 9시에 213시간만에 진화된

"삼척 울진의 산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산불과의 사투를 벌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들어

망연자실하게 만든 산불이었던가.

우리나라 산불 역사상 최장. 최대 면적의 피해 기록이라는데

앞으로는 더 이상 이런 기록이 깨지지 않기를 소원한다.

산불을 끄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은

세차게 부는 바람 앞에 속수무책이었지만

하늘에서 내린 비 앞에서는 기세등등하던 산불도

꼬리를 내렸다.

모두가 타는 목마름으로 기다리던 비는

울진 삼척에 산불도 끄고

북한산 계곡에 겨울을 밀어내고 봄을 내려 주었다.

정말 단비 중에 달디 단 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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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溪聲便是長廣舌"

(계곡편시장광설) -해남 대흥사 입구 "유선여관" 주련 중에서-

계곡의 물소리가 끝없이 긴 이야기를 한다는 말이다.

말 그대로 계곡의 물소리를 끝없이 들으며

북한산 산성길을 따라 오르며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낀다.

 

"若使畵工模此景 其於松下鳥聲何"

(약사화공모차경 기어송하조성하)

"만일 화가로 하여금 이 경계를 그리게 하면

숲속 소나무 아래에서 우는 저 새소리는 어찌하겠냐"

김삿갓이 금강산을 들어가며 읊었다는 시인데

지금이라면 김삿갓도 물소리 새소리를 휴대폰 동영상으로 찍어 놓고

새소리 물소리를 어떻게 담을까 고민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각설하고 봄비로 불어난 계곡 물소리 들으며

봄날의 산책으로 코로나 시름에서 벗어 난 오후였다.

그리고 그 감사한 봄날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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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름을 날려버리는

계곡의 물소리는 상상만으로...

녹화할 껄.....

그림자 놀이

봄비도 밀어내지 못한

겨울의 흔적.

수정같이 맑은 물에

발을 담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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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차거!!

"雨歇長堤草色多"

(우헐장제초색다)

비 그치고 긴 뚝에 초록이 짙어 졌다는데

봄비에 촉촉해진 이끼의 초록 빛에 생기가.... 

노르웨이 풀롬역에서 산악열차 타고 가다 본 "효스폭포"를 생각나게 하는

북한산의 폭포.

비가 내린 후 부지런히 가야 볼 수 있습니다.

황금빛 "복수초"

꽃이 피지 않은 봄은

봄이 아니다. -오돌 생각-

봄의 전령사

"버들강아지"

손톱만큼 아주 작은 야생화

"노루귀"

자세히 보면

더 예쁜 노루귀

오늘도 감사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