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시

연꽃의 노래

오돌 2024. 7. 13. 11:14

 

지난 5월 서삼능 가는 길에

우연히 알게된 연못 

'보경지( 寶慶池)'

연꽃이 피었습니다.

 

 

 

연꽃의 노래

                   정연복

 

나 하나 맑아서

온 연못이 맑다

 

나 하나 밝아서

온 세상이 밝다

 

내 몸은 작지만

내 빛은 작지 않다

 

 

 

연꽃

          이외수

 

흐린 세상을 욕하지 마라

진흙탕에 온 가슴을

적시면서

대낮에도 밝아

있는 저 등불 하나

 

 

연꽃 구경

              정호승

 

연꽃이 피면

달도 별도 새도 연꽃 구경을 왔다가

그만 자기들도 연꽃이 되어

활짝 피어나는데

유독 연꽃 구경을 온 사람들만이

연꽃이 되지 못하고

비빔밥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받아야 할 돈 생각을 한다.

 

연꽃처럼 살아보자고

아무리 사는 게 더럽더라도

연꽃 같은 마음으로 살아보자고

죽고 사는 게 연꽃 같은 것이라고

해마다 벼르고 별러

부지런히 연꽃 구경을 온 사람들인데도

끝내 연꽃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연꽃들이 사람 구경을 한다.

 

해가 질 때쯤이면

연꽃들이 오히려

사람이 되어보기도 한다

가장 더러운 사람이 되어보기도 한다.

 

연꽃구경 왔다가

덤으로 얻었습니다.

 

 

나무수국

 

능소화

 

나리

 

연꽃들이 사람 구경을 한다는데....

                                                                                 Photo By 옆지기

 

끝내 연꽃은 되지 못하고

인증 샷 하나 남기고 돌아갑니다. ㅎ

 

요놈 때문에

다시 한번 와야할 듯.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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