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화창했던 토요일
코스모스꽃밭을 걸으며 찍은 사진들
잔뜩 흐린 날의 일요일에
김후란 시인의 시를 읽다가
어제 찍은 사진을 떠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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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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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창을 열다
김후란
어둑 새벽 창을 열다
쏘는 듯 신선한 바람
부드러운 햇살
깨끗한 눈뜨임에 감사하며
오늘도 하루가 시작된다
고요함 속으로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
존재하지 않는 소리가
태어나고
힘 있게 일어서는 생명의 빛
길 없는 길 열어 가는
새 떼처럼
나도 이 아침 날개를 펴다
도전과 극복이다
큰 세계가 있다
미래의 만남을 향하여
날자 크게 날자
존재의 빛
김후란
새벽 별을 지켜본다
사람들아
서로 기댈 어깨가 그립구나
적막한 이 시간
깨끗한 돌계단 틈에
어쩌다 작은 풀꽃
놀라움이듯
하나의 목숨
존재의 빛
모든 생명의 몸짓이
소중하구나
지는 꽃
김후란
한때 눈부시던 천연색 빛깔
그리고 향기
소리없이 지는 꽃
쓸쓸한 그림자로 누웠네
그토록 애틋했던 우리의 젊은 날도
흑백사진으로 남아 고요하여라
아득한 우주 속으로 사라져가고
창릉천 꽃길 따라
강매석교까지
은빛 억새
고양 강매 석교(경기도 유형문화유산)
고양 강매 석교는 옛날 고양군과 한양을 잇던 돌다리로
현재 고양시에 남아 있는 유일한 옛 돌다리이다.
이 석교가 세워진 강고산 마을은 옛날 한강의 새우젓 배들이
고양지역 사람들에게 판매할 새우젓을 내리던 동네였는데,
그 나루터는 샛강 건너 갈대섬을 건너기 위해 세운 것이로
교판석 가운데 "강매리교 경신신조"라고 새겨져 있어
1920년에 축조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아지풀 군락
햇살 듬쁨
호박 줄기
벤치에 앉아서
더 없이 좋은
가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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