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뒤척이기는 했어도 깊은 산에서 잔 덕분인지 개운하게 일어났습니다.
어제 밤 잠자리
친구야 잘 잤냐?
여기가 말로만 듣던 천상화원인가?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습니다
그저 카메라 셔터만 마구마구 눌러댑니다.
허걱!
여기까지 텐트와 침낭에 취사 장비까지....
대단한 백패커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아직 놀라기는 이른니다.
아침은 멀건 미역국에 달랑 김치하나
그래도 국물이 있어 한 그룻 뚝딱 해치울 수 있었습니다.
역시 밥 먹는 시간은 시끌 벅적지근합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양치하고 세수하고...
이 보다 더 한 것은 화장실
조그만 움막에 칸막이 양쪽으로 남자, 여자
그리고 한 칸에 덩그러니 뚫려 있는 구멍 두 개
당연히 칸막이는 없습니다.ㅎㅎ
사람은 많고 시간은 없고 어떻합니까?
이것도 귀한 인연이라 생각하고 각자 구멍에 잘 맞춰서 힘을 쓸 수 밖에요. ㅎㅎ
산에서는 모두가 부지런합니다.
아직 7시 전인데 출발 준비 끝내고 여유롭게 이바구를....
멋진 천상화원을 뒤로하고...
발 아래 작고 예쁜 꽃이 어디서 많이 본듯한...
아하!
에델바이스!
자연에 핀 에델바이스 처음 봅니다.
꽃 사진은 나만 찍는게 아닙니다.
점차 숨이 차오를 즈음에 배낭을 벗어 놓고
야영객에게 다가갑니다.
마침 이 분들 모닝 티 타임에 잘 맞춰 갔습니다.
"커피 드릴테니 물 좀 끓여 주세요."
"그냥 우리 차 끓인거 드릴께요."
"아니 우리 일행이 많아서.."
(손짓 발짓으로 다 통했습니다.)
그렇게 커피도 마시고, 중국 차도 마시고
참 친절한 백패커씨
탱큐, 쉐쉐, 고맙웠습니다.
배경 멋진 곳마다 먼저 자리 잡고 사진을 찍어 주신 "뫼즐기미님"
그 열정과 친절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고마웠습니다.
나는 소소한 야생화에 자꾸만 걸음을 멈추고
2,200미터 베이스 캠프에서 한창을 더 올라왔는데...
저 등짐들 좀 보소
사람이 아닙니다.ㅎㅎ
저 멀리 보이는 능선까지...
땀이 비 오듯한다는 말을 실감하면서...
꼴찌로 올라 가면서도 작은 꽃들은 포기 못합니다.ㅎㅎ
또 힘들 것을 잊게도 만들어 주고요.
안개 속의 금강초롱?
깊은 산 속 꽃동네
아름답지 않습니까? ㅎㅎ
등산하는 자와 하산하는 자가 눈이 마주치고
"한궈?"
"한궈"
사진을 찍자고합니다.
돌 탑이 많은 이 곳이
정상인줄 알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양쪽에서 올라 오는 안개 속에 정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정상이 보입니다.
근데 이 남자!
해발 2,882미터 바로 아래까지 올라 온
애들 말로 "킹! 왕! 짱! 백패커입니다.
어제 오후 4시 해발 1,200미터에서 시작해서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사진으로는 멋진 바위 절벽에 아름다운 꽃 길이었지만
등산 초보인 저에게는 엄청난 도전이었습니다.ㅎㅎ
드디어 소오대산 동대 정상!
2,882미터!!
내 평생 내 발로 가장 높이 올라 온 이 곳!
인증 샷 안 찍을 수 없죠.
그리고 여유로운 미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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