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둘레 길

북한산 둘레길 인생 백운봉 정상에 서다

오돌 2016. 3. 18. 22:41

북한산하면 둘레길만 다니던 인생

친구따라 강남 아니 북한산 정상으로

그것도 북한산에서 가장 높은 백운봉을 향하여

혹 낙오하지는 않을까? 사알짝 걱정은 감추고

당당하게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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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은?

백두산, 지리산, 금강산, 묘향산과 함께

대한민국 오악에 포함되는 명산이라는데


정상에 오르면

이처럼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부푼 기대감으로 출발합니다.


대서문을 지나고...


천하대장군의 응원을 뒤로하고..


836.5미터 백운봉을 향하여....


春水滿四澤이라....


아주 오래된 향나무를 지나니


돌계단이 시작됩니다.


한조각 한조각씩

제살을 깍아내어

돌탑을 쌓으라고

긴세월 이자리에

바위는 묵언수행 중


이 놈은 제 살을 떨구어서

돌계단을.......



끈질긴 두 놈

한 놈은 매서운 겨울 바람에도 가지 끝에 악착같이 달려 있고

한 놈은 따뚯한 햇살 외면하고 계곡 속에 악착같이 숨어 있고


어느 산에나 있다는 깔딱고개

정상이 멀지 않았다는 증거


백운대 400미터!


좋아하는게

아니라는거

몰랐습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행복 시작인 줄 알았는데...


밧줄 없인 무서운 길


오매, 징헌 생명력!

온갖 초목들 못 살고 떠난 자리에

꿋꿋하게 뿌리를 내리고

한겨울 눈보라와

한여름 비바람 견뎌내고

의연하게 살아가는 힘

북한산 정기가 보약인가?

백운봉 정기 모아모아

햇살 좋은 날엔 햇살에

바람 부는 날엔 바람에

구름 가린 날엔 구름에

눈비 오는 날엔 눈비에

사시 사철 일년 365일

가득 가득 실어보내니

북한산 아래 사는 친구야 받아라!


밧줄이 생명줄


저 멀리 앞서간 친구

빨리 오라는데...


사진 찍고 간다고 전해라


삼각산은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세 봉우리가

개성에서 보면 세 개의 뿔처럼 보인다해서....


감격의 순간!

둘레길 인생에서 정상 인생으로

어제까지만해도 몰랐습니다.

인수봉보다 더 높은 백운대 정상에 오를줄을....


이 감격!

이 기쁨!

사랑한다!

마눌!


잠시 한숨 돌리고

정상 풍경을 담아봅니다.



묻지말랍니다.

왜 이 높은 곳까지 올라왔냐고.


킬리만자로에는 표범이 살고

북한산 백운대에는 고양이가 산다.

그러고 보니 두 놈이 친척이네요.

"고양이과"


빵 한 조각 먹는데

왜 양이와 둘기가 생각날까


잠시 머물다 갑니다.




사진 몇 장 더 찍고.....







양이와 둘기만 사는 게 아니었습니다.

오리도 있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7학년 5반이 되고보니

같이 올라 올 친구가 없다는...ㅠㅠ





모두가 그냥 지나가는 길에서

얼음골을 만났습니다.






얼음골에서 돌아서면....



마지막 얼음


또 만났습니다.

7학년 5반

오직 이 길로만 백운대에 오르기를 30년!

하루하루 적은 기록이 오늘로 2156회!

이 순간

우리는 놀라야합니다.

그리고 존경해야합니다.

30년!

2156회!

달인을 만난겁니다.

젊은 날의 기록은 40분대

요즈음은 1시간 20분대에 오른답니다.

수유리 도선사에서 백운대까지.




하산 중에 만나는 하루재

잠시 오르락 내리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하산 완료.


우이동 버스 종점까지 택시비 1인당 천원

4인이 타면 출발한답니다.


육학년 삼반 친구들

오늘 큰 일했다. ㅎㅎ

산성탐방지원센터 -> 대서문 -> 백운대 암문 ->백운대 ->백운대 암문 -> 하루재 ->백운대탐방지원센터(도선사)

오전 10시 출발해서 놀멍쉬멍 백운대까지 4.3키로 등산하고

백운대에서 하루재 넘어서 백운대탐방지원센터(도선사)까지 2.1키로를 하산하니 오후 3시

육십을 지나서 처음으로 올랐던 백운대

왠지 자주 갈 것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하루였습니다.


지하철을 기다리며 읽은 시 한 편 추가

친구야!

"내 삶에 네가 있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