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높고 푸르른 가을 날
육학년 사반 가을 소풍 간다고
몇 일전부터 카톡방이 요란하다.
장소는 시화방조제 건너 "구봉도 솔밭"
점심 메뉴는 사십 년 특급호텔 쉐프의 스테이크
기대를 안할 수가 없다.
.
.
.
이렇게나 멋진 솔숲 바닷가에
그늘보다 따뜻한 햇볕이 더 좋은 날씨지만
몇 년간 창고에서 밤낮 잠만자던 타프에게
바다내음과 솔향기로 찌든 때를 벚겨본다
이른 아침 일찍 집을 나선 친구들
잠시 숨을 고르고
주변 경치는 보는둥 마는둥
세 살적 버릇 여든 간다고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먹어 본적이 없는 친구들
선생님의 잔소리도 없겠다
숯불부터 피우라고 난리다.
본래 소풍하면 점심시간
육학년의 소풍 나들이에
온통 관심사는 오직 이 것
"안. 심. 스. 테. 이. 크!"
서서히 타오르는 숯불을 기다리지 못하고
재촉하는 친구들의 성화에
스테이크 장인이 두 팔 걷고 실력발휘를 한다.
그래도 한 놈만은 숯불을 고집하고
쉐프만 열일하고
언제부터 스테이크는 미디엄이었나.
따뜻하게 끓여 놓은 소스와 와인까지
가위손이 바쁘다.
와인 한 잔씩 따르고
스테이크 한 점 집어들고
외쳐라.
위.하.여!!!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르는
입가에 미소가 절로 피어나는
바닷가에서 바로 구운 스테이크
입 안에서 살살녹는 그 맛이랴
안 먹어 본 사람은 모르리.....
후식 또한 빠지면 섭섭하지요.
혼자만 먹어서 미안하오
사랑하는 마눌님.
오늘 잘 배웠으니
더 맛있게 구워드리리라.
요놈만 있으면.
小. 確. 幸!
바로 이 맛 아닐까?
잘 먹었으니
구봉도 구경가세
저분들도 소.확.행?
인생 뭐 있나요?
따사로운 햇살 아래
망둥어나 낚는거지.
오리는 산으로 가고
우리는 대부도 해솔길로 걷는다.
그대는 30대가 아니오.
억지로 40대도 숨 들이키지 말고
나올로 집에 가는 길...
심심풀이
오늘의 흑백영상
추억의 비틀즈 놀이
감사한 인생
Thank!
God!!
'친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해 촛대바위 일출 & 쏠비치 산토리니광장 (0) | 2018.11.04 |
---|---|
단풍으로 붉게 타는 삼척 두타산 쌍폭포, 용추폭포 (0) | 2018.11.01 |
가을 단편(올림픽공원) (0) | 2017.11.08 |
연천 친구네 농활..... (0) | 2016.07.16 |
연천에서 고려를 만나다 (0) | 2016.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