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가을 소풍

오돌 2018. 10. 19. 12:27

맑고 높고 푸르른 가을 날

육학년 사반 가을 소풍 간다고

몇 일전부터 카톡방이 요란하다.

장소는 시화방조제 건너 "구봉도 솔밭"

점심 메뉴는 사십 년 특급호텔 쉐프의 스테이크

기대를 안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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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멋진 솔숲 바닷가에


그늘보다 따뜻한 햇볕이 더 좋은 날씨지만

몇 년간 창고에서 밤낮 잠만자던 타프에게

바다내음과 솔향기로 찌든 때를 벚겨본다


이른 아침 일찍 집을 나선 친구들

잠시 숨을 고르고


주변 경치는 보는둥 마는둥



세 살적 버릇 여든 간다고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먹어 본적이 없는 친구들

선생님의 잔소리도 없겠다

숯불부터 피우라고 난리다.

본래 소풍하면 점심시간

육학년의 소풍 나들이에

온통 관심사는 오직 이 것

"안. 심. 스. 테. 이. 크!"


서서히 타오르는 숯불을 기다리지 못하고

재촉하는 친구들의 성화에

스테이크 장인이 두 팔 걷고 실력발휘를 한다.


그래도 한 놈만은 숯불을 고집하고


쉐프만 열일하고


언제부터 스테이크는 미디엄이었나.

따뜻하게 끓여 놓은 소스와 와인까지

가위손이 바쁘다.


와인 한 잔씩 따르고


스테이크 한 점 집어들고

외쳐라.

위.하.여!!!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르는

입가에 미소가 절로 피어나는

바닷가에서 바로 구운 스테이크

입 안에서 살살녹는 그 맛이랴

안 먹어 본 사람은 모르리.....


후식 또한 빠지면 섭섭하지요.


혼자만 먹어서 미안하오

사랑하는 마눌님.

오늘 잘 배웠으니

더 맛있게 구워드리리라.

요놈만 있으면.


小. 確. 幸!

바로 이 맛 아닐까?



잘 먹었으니

구봉도 구경가세



저분들도 소.확.행?


인생 뭐 있나요?

따사로운 햇살 아래

망둥어나 낚는거지.




오리는 산으로 가고

우리는 대부도 해솔길로 걷는다.










그대는 30대가 아니오.

억지로 40대도 숨 들이키지 말고


나올로 집에 가는 길...







심심풀이

오늘의 흑백영상







추억의 비틀즈 놀이


감사한 인생

Thank!

G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