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시

사진 한 장. 시를 만나다. 15편.

오돌 2018. 12. 10. 21:10



사과를 고르다

                      김후란


사과는 우주를 품고 있다

사과 바구니에서

잘생긴 사과를 고른다

이리 뒤적 저리 뒤적 사과를 건드린다


사과가 몸살을 앓는다

나 다쳐요

파르르 소리친다


그래 내가 틀렸다 너희들 모두

맛있는 사과다

모양새만으로 사과를 고르는 건

내 욕심이다


실팍하게 응집된 속살을 깨문다

향기가 세상밖으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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