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밖이 붉으레하니
해가 떠오르려나보다.
서둘러 뒷동산으로 해맞이 산책을 나간다.
.
.
.
성당 넘어 멀리 북한산에 붉은 빛이 감돈다.
물 위에서 한가하게 아침을 맞이하는
왜가리, 백로 그리고 오리들
출근길에 줄을 선 자동차들은 관심 밖이다.
다만 카메라 들고 가까이 다가오는 웬 놈이 성가셔
백로는 날아 갈 뿐이다.
백로가 날아가니
왜가리도 날아간다.
든든한 동료가 있는 오리들은 여유만만
I don't care!
사진을 찍든지 말든지.
나는 Thank you!
밤새 내린 하얀 서리에
고개가 버거운 수크렁.
문뜩 떠오르는 漢詩 한 구절
"何處得秋霜"(어디서 가을 서리를 얻었나)
앞 산에 해가 떠오르고
솔숲 사이로 떠오른 아침 해는
소나무와 함께
물에 비쳐보지만
不知明鏡裏(맑은 거울 속 그대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秋浦歌
李白
白髮三千丈(백발삼천장 : 백발은 길이가 삼천장)
緣愁以䓢長(연수이개장 : 근심 때문에 이렇게 자랐다)
不知明鏡裏(부지명경리 : 모르겠구나, 맑은 거울 속)
何處得秋霜(하처득추상 : 어느 곳에서 가을 서리를 얻어왔나)
아침 산책길에 뜻하지 않게
철새를 만나 즐거웠고
수크렁에 내린 하얀 서리를 보며
李白의 "秋浦歌"를 읊어보는 아침 산책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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