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첫눈 또 없습니다.
짧디 짧은 겨울 한낮의 해
햇빛바라기하며 동네 소공원을 걷다가
쨍하게 비치던 해는 어느새 구름 속에 갇히고
얼핏 얼핏 눈에 보이는 하얀 눈송이 바람에 날리고
거세지는 바람에 눈송이들도 신이났는지 떼 지어 날린다.
옆지기와 함께 걷다 첫눈을 맞는 기분이 삼삼하다.
룰루랄라 첫눈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오니
창밖이 안 보일 정도로 눈이 펑펑 쏟아진다.
Wow!
White Christmas!
이런 첫눈이 또 있을까?
밤새 흔적만 남기며 남몰래 온 첫눈이 아닙니다.
잠시 한 두 송이 스쳐만 가는 첫눈도 아닙니다.
주말 한낮에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쏟아지는 함박눈
이런 첫눈은 내 기억에는 없는데
아마도 이 년째 코로나로 지쳐가는 우리의 일상을 위로하는
첫눈이 아닐까?
동네 아이들은 눈썰매 탈 생각에 마음이 설렐 것이고
이 몸은 하얀 설경을 찍을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창밖을 보고 또 본다.
.
.
.
물을 찾아 날아 온
산비둘기.
꽁꽁 얼어 붙은 얼음 위에서
어찌 물을 마실 수 있을까.
뜨거운 물 한 바가지 부어주고 싶었지만
미처 준비하지 못했으니
둥근 구슬 속에 비친 모습만 찍고 간다.
산비둘기야
너를 찍을 생각은 없었다. ㅎㅎ
희끗희끗
바람에 날리는
눈송이들...
첫눈 맞이 기념사진
잠시 내리다 그칠 것 같았던 첫눈은
온 동네를 하얗게 덮으려고 작심한 듯
펑펑 쏟아져 내리고
빨간 산수유 위에
하얀 모자를 씌워 주고
찍고 또 찍으라합니다.
늦게까지 피어 있는 한송이 국화
하늘에서 내린 하얀 모자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습니다.
바위 위에 뿌리내린
아기 소나무.
작년에도 하얀 눈 맞고 있었는데
내년에도 또 보자.
우리 동네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 위에
하얀 눈을 올립니다.
동네 풍경 1.
동네 풍경 2.
대나무
어침이공원
소나무
말타는 소년
바람개비도
하늘에서 내려 준 첫눈을 차마 떨굴 수 없어
회전을 멈췄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 들어오는 시간
눈 맞은 물방울
은근한 조명이 마음을 따스하게 녹여줍니다.
추운 날씨 덕분에
파란 하늘 아래에서
더욱 희게 빛이 나는 일요일
눈사람보다
눈오리가 대세.
눈오리 커플.
눈 밖의 세상으로
발 끝에서
머리 끝까지
우리는 청춘! Photo by 옆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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