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

현충일을 추억하며....

오돌 2022. 6. 7. 01:02

오전 열 시.

삐~~~

거실에 울리는 싸이렌

잠시 놀랐다.

아하!

현충일.

호국영령들을 위한 묵념시간이다.

잠시 숙연한 시간 속에 스쳐가는

고교시절의 현충일.

그러니까 오십 여년전의 추억이다.

그때는 현충일이 되면

소요산 입구에 있는 충현탑에서 거행되는 추모행사에

전교생이 동원되는 것이 연례행사 였다.

추모행사의 엄숙함 보다는

연단 귀빈석에 앉아 계신 한 분이 계셨는데

바로 옆 집에 사시면서 가족처럼 지내는 어머님의 친구분이시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저씨가 6.25전쟁에 소대장으로 참전하셨다가 전사하셨기에

해마다 현충일이 되면 추모행사에 초대 받는 것이었다.

 

또 다른 추억은

오전 열 시에 열리는 행사에 참석할 때는 버스를 타고 갔다가

행사가 끝나고 돌아갈 때에

삼삼오오 친구들과 어울려 가는 곳이

현충탑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딸기밭이었다.

그 시절 딸기밭에서 딸기를 주문하면 설탕과 함께 딸기가 쟁반에 담겨 나왔는데

우리들은 집에 가는 버스비로 딸기를 사 먹고

장난치며 두어 시간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직도 몇몇 친구들은 연락을 하며 가끔은 한 번씩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오늘은 옆지기와 함께 동네 한바퀴를 걷는다.

가뭄끝에 단비라고 새벽녘에 단비가 내리고

미세 먼지 한 톨 없는 신선한 공기가 코 끝에 와 닿는다.

아파트 단지 내의 분수대는 하늘을 향해 물을 뿜어내고

산책길 옆에는 이런저런 꽃들이 피어 있다.

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선열들 덕분에 얻을 수 있는 여유다.

.

.

.

"꽃과 나비"

벌을 반기는 원추리꽃

만첩빈도리

자유의 여신상이 돋보이는 현충일

오늘의 행복을 주신

순국선열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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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에서 보는 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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