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

보리수 익어가는 정원의 오후

오돌 2022. 6. 17. 11:41

유월도 절반이 넘어갔다.

앞 다투며 피어나던 봄꽃들도

이제는 모두 떠나가고

정원에는 짙어진 녹음으로 가득하다.

綠陰芳草勝花時(녹음방초승화시)라 했던가

비 내린 후에 산책길을 뒤덮은 푸르름에

코 끝을 스쳐가는 숲의 향기가 감미롭다.

새로 정비된 앞 산 산책길을 걷고

빨갛게 익어가는 보리수 나무 앞 쉼터에서

발도 쉬고, 눈도 쉬고 어쩌다 폰의 카메라만

그렇게 초여름의 오후는 천천히 흘러갔다.

.

.

.

배롱나무 아래 쉼터에서

빨갛게 익은 보리수

한 입 털어넣고 싶지만

눈으로 맛을 봅니다.

푸른 산수유가

바나나라면....

보라빛 산수국

햇살 듬쁙 받아

보석처럼 눈부시다.

비 개인 하늘이 반가운

노란 금계국

늦게 핀 장미가

아름답습니다.

숲 속의 귀족

물까치도 쉬고

참새도 쉬는

유월의 오후

두 사람도 잘 쉬었답니다.ㅎ

창밖의 푸르름.

바야흐로  "綠陰芳草勝花時"의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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