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의 일기예보
강남 사거리에 고급 외제차들이 수도 없이 잠기고
어떤 사람은 유명 파도풀장에 온 듯이 수영을 하고
어떤 사람은 물에 잠긴 자동차 지붕에서 천하태평 핸드폰을 보는 강심장도 있고
어떤 청년은 물에 잠긴 차에서 위기에 처한 시민을 구조해 영웅으로 칭송 받기도 했다.
그렇게 수도권에서 시작한 수해 현장은
충청도 전라도로 이어져 하루도 수해 소식이 빠지는 날이 없는 8월이다.
이쯤에서 아련한 기억 속에 8월을 끄집어 낸다.
어린 날에는 비가 오면 물이 들어오는 부엌에 물을 퍼내며 땀을 흘린 뒤엔
마당에 고인 물에서 베니어판을 타고 놀았던 즐거운 추억이 있는가 하면,
열흘 넘게 내리던 비가 그친 어느 날에
최전방 GP에서 폭풍지뢰 사고로 발목을 잃은 소대원의 비명 소리를 들으며
혹시 나도 지뢰를 밟는 것은 아닐까 노심초사하며 방책선까지 후송하던
가슴 아픈 기억도 있다.
이런저런 기억들을 뒤로 하고
요즈음에는 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는 게 참 좋다.
때로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내리는 소낙비에 흠뻑 젖는 낭만을 상상하기도 한다.
무탈하게 보낸 8월이 감사할 뿐이다.
.
.
.
비에 젖은 백일홍
비바람에 떨어진 모과
물에 잠긴 실개천의 징검다리.
돌고 돌아 개망초까지
비 오는 날 1.
비 오는 날 2.
소낙비 1.
소낙비 2.
소낙비 3.
빗 속의 삶.
빗소리.
어쩌다 맑은 날 1.
어쩌다 맑은 날 2.
석양 1.
석양 2.
호수공원
아니 벌써.
설악초
노랑나비
맥문동
감사 또 감사.
창밖의 빗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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