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육학년 졸업하고
칠학년 될 뻔했는데
나의 조국 대한민국에서
나이 한 살을 줄여준단다.
나이를 줄여 준다니 고맙기는한데
그럼 건강은?
건강은 각자 알아서 줄이란다.
어찌 알았는지
평생을 함께해 온 친구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걷자 한다.
순담매표소에서 드르니매표소까지 3.6키로
지난 주까지는 영하 10도를 밑도는 엄동설한이었는데
하늘이 도우셨는지 따스한 날씨가 봄날 같다.
.
.
.
차를 달려 철원으로 가는 길
목적지가 가까워질수록 나타나는
아직 녹지 않은 눈 덮인 창밖 풍경.
마치 스키장을 가는 것 같다.
만남의 장소
한탄강 주상절리길 순담매표소 주차장
눈 덮인 바위가 기대감을 높여준다.
입장료 할인에 신분증은 필수.
신분증이 없는 두 친구는
얼굴로 인증이 가능했으니
이 일이 좋아할 일인가?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순담"
순담에서 고석정을 지나 승일교까지
하늘을 보며 물윗길을 걸을 수도 있지만
우리들의 선택은
눈 덮힌 계곡을 굽어보며
가끔은 멀리 계곡 풍경도 감상할 수 있는
주상절리 잔도길 트레킹으로...
모두가 혹한기 복장으로
웬만한 추위는 문제 없다고
표정들이 당당하다.
물윗길 시작하는 곳에
왕년에 썰매 좀 타본 노인들은
다 안다는 썰매장.
어릴적 눈이 내리면
누가 먼저라할 것도 없이
아침부터 얼음판에 나와서
힘든줄도 모르고 치우면서
우리들의 신나는 하루가 시작됐었지.
꽁꽁 얼어붙은 계곡과
그 위를 하얗게 덮은 눈은
우리들을 동심의 세계로 안내하며
잔도길을 걸으라 한다.
혼자만 보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풍경
뒤를 돌아봐도
앞을 보고
아래를 보고
카메라 셔터는 누르라 하고
주상절리 허리에 달려있는 잔도는
어서오라 성화다.
이렇게 멋진 풍경
집에 있는 옆지기 생각에
한 컷 찍어보냅니다.
주상절리 트레킹은
빨리 빨리 부지런히 걸어서
목적지까지 완주하는게 목표가 아닙니다.
옆으로 늘어선 바위에
이런저런 모습으로 얼어붙은
고드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신기하게도
바위에서 위로 솟아 올랐다.
아마도
앞서 간 친구들은
그냥 갔음이 틀림 없다.
인증 샷도 안 남기고
또 아래를 보면
악어의 두 눈이
하얀 눈 아래 숨어 있는 모습도 보이고
켜켜이 쌓인 바위 앞에는
얼지 않은 계곡에
흰 점으로 남은
작은 바위도 있고
눈 위에 발자취를 남긴
오리들의 쉼터도 보인다.
눈을 들어 보면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한탄강 주상절리 협곡 풍경
"겨울이 오면 봄은 멀지 않으리" -
퍼시 빌리 셜리(18세기 영국의 시인)의 말처럼
차가운 얼음장 아래로 흐르는 물소리
봄이 멀지 않았다는 소리가 아닐까?
황홀한 경치에 정신을 잃은 즈음에 나타나는
잔도전망대.
사진 한 번 찍고
주상절리도 감상하면서
뒤도 한 번 돌아보고
앞으로 앞으로...
앞서가던 친구를 만나
한탄강 주상절리길
겨울 풍경에 빠져서
추위도 잊고 걷다보니
어느새 종착지에 다다르고
앞서 간 친구들
드르니전망대에서
어서 오라 손짓한다.
드르니전망대에서 보이는
하얀 설산들이 겹겹으로 모여 있다.
누가 보면 히말라야 풍경인 줄. ㅎ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드르니"
순담계곡에서 시작해서
드르니까지 3.6키로 걷기 완료.
담배 한 모금에
피로를 날려보낸다는
친구가 멋스럽다.
한탄강 주상절리길
매주 화요일은 휴무.
순담계곡주차장으로 돌아가는
셔틀버스는
주말 및 공휴일에만 운행.
먼 길을 달려와
입장료 내고 걷는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안 보고 안 걸으면
두고두고 후회하고
걷고나면 뿌듯한
겨울 풍경 맛 집이
바로 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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