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전철타고 여주기행

오돌 2023. 4. 19. 23:55

봄. 가을 두 번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친구들을 만난다.

 

일산에서 판교까지

오랜만에 출근시간대에 붐비는 전철을 탔다.

 

강남역 환승하는 통로

느긋하게 걸어가는 지공(지하철 공짜)의 발걸음과 달리

출근하는 젊음이의 발걸음이 바쁘다.

빠른 걸음도 아니고 달리고 또 달린다.

 

"아프니까 청춘" 아니 "청춘이니까 달린다."

저들처럼 한참 바쁘게 살던 시절에 만난 친구들

혈기왕성하던 시절을 지나 어느새 '지공'이 되었다.

사십년하고도 사년이 더 지나간 시간

세월이 유수같이 흐른다는 말은 옛말이고

우리들의 시간은 천길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폭포 같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

 

부천, 일산, 서울에서 출발한 친구들

판교에서 일차 만남의 커피 한 잔 마시고

경강선에 몸을 실었다.

셋은 지공카드를 찍고, 아직 현역인 막내는 현금카드를 찍었다.

 

출근시간이 지난 여주가는 경강선에는 여유가 넘치고

어두운 지하를 지나 지상을 달리는 전철

가랑비 내리는 창밖의 풍경이 산수화로 다가온다.

드디어 우리들의 봄소풍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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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역에는 세종대왕께서 반갑다하고

장호원에 사는 친구

편안한 승용차와 함께 

일일 가이드를 자청하고

여주쌀밥 한 상을 떡벌어지게 차렸다.

멀리 군산에서 달려 온 친구까지 합류했으니

승용차는 정원 초과.

두 대로 나누어 타고 이동할 수도 있지만

사십년 우정을 확인하기에는 한 대가 딱이다.

 

 

 

봉미산 신륵사

분홍빛 연산홍에 봄비가 촉촉히 내려 있고

산책 나온 두 마리 토끼

두 발로 연신 비를 털어내다 말고

카메라 앞에서 두 귀를 쫑긋 세운다.

不二門

 

사찰로 들어가는 3문 중 

절의 본전에 이르는 마지막 문(不二門)을 지칭하는 용어.

 

'불이'는 진리 그 자체를 달리 표현한 말로,

본래 진리는 둘이 아님을 뜻하고,

일체의 두루 평등한 불교의 진리가

이 불이문을 통해야만 진리의 세계인 불국토(佛國土)가 전개됨을 의미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진리의 세계로 들어가는 친구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진리의 문을 통과 했으니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하리라.

각자의 자유시간

'구룡루'는

긴 세월의 때를 벗고

새 단장 중입니다.

극락보전(경기도 유형문화재 128호)

신륵사 대웅보전의 아름다운 문살

신륵사의 긴 시간을 함께한 향나무

팔작지붕 아래 굴둑이 특이하다.

색바랜 단청과 

'봉미산신륵사' 현판에서 긴 시간을 느낀다.

노거수와 구룡루

고목 아래 보라빛 제비꽃을 뒤로하고

도자세상으로....

스케치 아님니다.

산호 아님.

한 땀 한 땀 산호을 형상화 한

작가의 혼이 담긴 작품입니다.

또 다른 작품 속으로

봄비 내리는 날에

황금 주병에 담긴 술을 한 잔

황금 다기에 우린

진한 향기 가득한 차 한 잔

 

상상만으로 뿌듯하다.

도자세상 인증 

Coffee & Bread Time

빵집까지 등장한 가위

이것이 K-가위의 힘.

즐거웠던 여주기행

다시 만날 날까지

건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