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한탄강변에서 백수 10년을 기념하다.(전편)

오돌 2023. 5. 28. 19:27

60세에 정년퇴직을 하고

백수가 되어 함께 시간을 보낸 친구들

어느새 십년 세월이 흘렀다.

나이가 들었어도 모이면 언제나

타임머신을 타고 학창시절로 되돌아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친구들이다.

 

십년전 세 친구가 춘천행 기차를 타고 소양댐에서 배를 타고

청평사를 갔던 날부터 시작된 우리들의 추억여행.

사진첩을 들춰보니 등산, 캠핑, 자전거, 관광여행 등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제법 많다.

 

기억에 남을만한 사진들을 정리해서 큼직하게 인화를 하고

개인별로 분리해 사진첩도 만들었다.

또 하루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명분이 생겼다.

문제는 어디서 만나 무엇을 먹고 무엇하며 하루를 보낼까 생각 중에

마침 한 친구가 한탄강변에 주말주택을 마련하고 놀러오란다.

 

모일 장소가 결정되니 특급호텔에서 특급 쉐프로 정년을 한 친구가

요리를 자청하고 나선다. 얼쑤~~~

내친김에 고기와 술 그리고 음료까지 내가 쏠테니 넉넉하게 준비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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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마당에 타프를 치고

마침 트램펄린 있어 사진을 걸었다.

사진을 걸고 보니

좋은 날이 참으로 많았다.

고등학교 담임선생님과 함께 찍은 사진

말 안하면 그냥 친구들 사진으로 넘어가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돈이 많은 사람이 부자가 아니고

추억이 많은 사람이 부자라는 말도 있는데

이만하면 부자 비스무리하게 살은 것 같다.

쥔장부부 우선 한 컷.

오늘의 쉐프 한 컷.

이제는 파티 시작

두툼한 소고기는 덩어리째 구워야 제 맛.

생각지도 않았던 사진첩 선물에

함박 웃음 머금고 얼굴이 활짝 폈다.

사진첩을 넘기는 손에 번쩍이는 금팔찌.

요즈음 금값이 금값이라는데.....

맛있는 고기 냄새가 솔솔 풍기니

온통 시선이 한 곳으로...

고기는 조금 기다리고

우선 목을 축여라

맥주, 와인, 콜라, 생수까지

입 맛대로 골라라.

오래 기다렸다.

건배!

맛있구나.

푸짐하게

잘 먹었다.

전원주택에 관심 있는 친구

잠시 나갔다 오더니

네잎 크로버 찾다가

다섯잎 크로버를 찾았다나.

쌍 따봉이다.

맛있게 먹고

한탄강 산책

한탄강 어부의 배

엉겅퀴가 곱게 핀

강변에서

강변따라 걷는 길에서

앞만 보고 먼저 간 친구들

뒤에 가는 내 눈에 비친 농촌 풍경

나도 강변으로

멀리서

가까이서

첫 발에 걸린

수석 한 점.

현무암 굴곡 사이로 하늘을 보는 재미

넓게 펼쳐진 자갈밭에서

白髮三千丈(백발삼천장. 백발은 길이가 삼천장)

緣愁以箇長(연수이개장. 근심 때문에 이렇게 자랐다)

不知明鏡裏(부지명경리. 모르겠구나, 맑은 거울 속)

何處得秋霜(하처득추상. 어느 곳에서 가을 서리를 얻어왔냐)

 

李百의 "秋浦歌"가 생각나는 사진 한 장으로 전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