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삼복더위에 먹을 복 터지던 날

오돌 2024. 8. 1. 09:52

 

 

남으로 창을 내겠소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로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학창시절 같은 교실에서 배웠던 친구들

 

연천에서 농부로 살아가는 친구

강냉이가 다 익었으니 

함께 와 먹자 하고

 

괭이로 파고

호미로 풀을 매며

강가 세컨하우스에서

텃밭을 가꾸는 친구는

강가에서 잡은 고기가 있으니

매운탕 진하게 끓여 먹자고 한다.

 

 

먼 길 마다 않고 아침 일찍 달려갑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고 

먼저 온 친구가 밭일을 한다. ㅎ

 

이름 아침 벌써 옥수수를 다 따고

따끈하게 옥수수를 쪄놨다.

바로 먹으라고

 

 

수확의 기쁨을 함께하니

기쁨 두 배.

 

참외가 익어가고

 

수박도 익어가는 

 

강가에 세컨하우스 도착

 

원두막 대신 파라솔을 세우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진해서 불을 피우는 친구.

'스스로 지는 짐은 무겁지 않다'고 했는데

얼굴은 왜 찡그리냐? ㅋ

 

친구들이 모이면

왕년에 실력을 발휘해서

으레 밥은 내가 챙겨줘야지 하는 고마운 친구

 

왕년에 특급 쉐프가 굽는

삼겹살 냄새

지금도 생각하니 입 안에 침이 고인다.

 

삼겹살 냄새가

멀리 떨어진 전곡까지 번졌는지

멧돼지 전문 포수 친구가 왔기에

오랜만에 만난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찍었다.

 

우리들은 칠학년

 

함께 모이면 개구지던 어린시절로 돌아간다.

 

못생겨도 유기농

 

장맛비로 한껏 불어난 강가에서

 

삼겹살과 함께 먹으면

쌉싸레한 맛이 일품인

자연산 씀바귀를 발견

 

인증샷 찍고

 

밥상 위로 올려

십년 묵었다는 된장과 함께....

 

삽겹살 뒤엔

뭐다?

피라미, 쏘가리, 빠가사리, 꺾지에

참게까지...

 

냄비에 십년 묵었다는 된장을 넣고

특급 쉐프의 손 맛까지 더하면

 

둘이 먹다가

셋이 죽어도

모른다는 맛

 

삼복더위에 

마당에서 땀 뻘뻘 흘려가며 먹어도 좋으련만

인심 좋은 세컨하우스 쥔장

에어컨 시원하게 틀어 놓고 집안에서 먹자 한다.

 

모두들 정신 없이 먹는 중에

참게는 내 꺼 ..ㅎ

 

옥수수 먹고

삼겹살 먹고

매운탕 먹고

돌아갈 시간

 

하늘에

구름기둥

솟아 오르고

 

비가 내린다.

 

 

배 부르고

등 따시면

천국 이라지만

좋은 친구들과

맛난 것 배 부르게 먹고

마당에 앉아 

시원하게 쏟아지는

소낙비 내리는 소리 들으며

 

道不遠人 人遠道(도불원인 인원도 :도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데 사람이 도를 멀리하고)

山非離俗 俗離山(산비이속 속리산 : 산은 속세를 떠나지 않으나 속세는 산을 떠나는구나)

孤雲 (고운)) 최치원 선생의 시를 읊어 본다.

 

가지꽃

 

백도라지

 

오이

 

처음 보는 꽃

 

작두콩 꽃이란다.

 

수박

 

메리골드를 마지막으로

 

시원하게 발을 씻고

강가의 마을을 떠나

집으로.......

 

함께 나이 먹어가는 친구들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니

백세까지 건강하게 GO ~~~~

오늘도 감사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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