良宵宜淸談(양소의청담)
당나라 시인 이백의 시
"友人會宿(우인회숙)"의 한 구절이다.
친구들과 함께 자며
명리를 떠나 맑고 고상한 이야기하기 좋은 밤이라고 했는데
창밖에는 봄비가 소소히 내리고
가로등 아래 만발한 벚꽃이 새하얗게 빛나는 이 밤을
良宵宜散策(양소의산책)이라 표현하면 어떨까?
우산 쓰고 걸으며 벚꽃구경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밤이 없을 듯하다.
젊은 날에 창경궁 밤벚꽃놀이로 전국이 들썩이던 시절
옆지기와 함께 창경궁을 걸으며 데이트하던 봄날의 밤을 회상하며
아직은 육학년인 한 쌍은 동네 한바퀴를 걸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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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팝나무 더욱 희게 빛나는 밤.
가로등 아래 단풍나무
봄비 덕분에 새순을 한 뼘 더 키우는 밤이 아닐까?
하얀 목련이 떨어지면
붉은 자목련이 피어나는 밤
昨夕一花衰(작석일화쇠) 어제 저녁 한송이 꽃이 지고
今朝一花開(금조일화개) 오늘 아침 한송이 꽃이 피는구나.
성삼문의 "百日紅" 중에서
매화, 산수유에 이어서
벚꽃, 목련이 피고 지면
여기저기에 온갖 꽃들이
피고 지고, 피고 지는
아름다운 동네에서
사랑하며 살고지고
감사한 나날을 살아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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