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아름다운 봄날
차를 타고 목적지도 없이 달린다.
큰 길에서 벗어나 작은 길로 접어들어
마음따라 길따라 바퀴가 굴러가는대로 달린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꽃으로 가득해서 그런가
분명 처음가는 길인데 낯설지가 않다.
"일영(日迎)"
한자 풀이로는 "해맞이 마을" 이다.
왕년엔 젊은 대학생들의 MT 성지였던 곳답게
벚꽃으로 둘러싸인 펜션 축구장에는
대학생들 대신 직장인들의 족구시합으로 생기를 더한다.
마당이 넓은 까페 울타리에 너머에는
어린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예쁜 텐트를 설치하고,
시골집 텃밭에는 어르신 부부가 텃밭 가꾸기에 바쁘다.
텃밭가에 핀 예쁜 꽃.
카메라를 들고 물어본다.
이 꽃 이름이 뭐예요?
"홍매실"이라 말씀하신다.
아하!
"만첩홍매"
익숙한 이름인데 낯선 곳에서는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온다.
김삿갓은 금강산에 들어가며
一步二步三步立
山靑石白間間化
푸른 산 하얀 바위 사이사이에 핀 꽃을 보느라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마다 발걸음을 멈췄다 하고
山山水水處處奇
산과 산 물과 물 보는 곳마다 기이하다는
김삿갓의 시가 생각나는 일영의 구석구석이다.
비록 금강산 만큼은 아니겠지만
이 꽃 저 꽃 이런 풍경 저런 풍경에
도무지 그냥 지나갈 수가 없다.
.
.
.
흰구름이 아름다운 날
길가 양지바른 곳에
"산괴불주머니" 군락이 있고.
시골집 담장에는
자목련이 하늘을 가릴 듯이 활짝 피었다.
텃밭가에 "만첩홍매"
맑은 하늘을 찔러 비라도 내리게 하려나
가지 끝이 심상치 않다.
개울 건너 펜션
그 맞은 편에
다시 오고 싶은 곳.
도서 출판 간판도 있고
까페 간판도 있다.
그런데
마당 안에서는 텐트가 있다.
어떻게하면 장비를 펼칠 수 있을까.
일단 까페에 들러
커피부터 한 잔할 터이다.
다음에 가면. ㅎㅎ
일영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장흥계곡이.....
참 아름다운 봄날
인증 샷은 없지만
옆지기와 함께 드라이브.
감사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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