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6학년 9반의 봄소풍(외포항, 전등사)

오돌 2022. 5. 25. 10:02

나이가 많아지니

호기심이 줄어드나보다.

밥 먹고, 커피 마시고

대룡시장 골목 어슬렁 거리더니

빨리 가잔다.

딱히 정해진 곳도 없는데 말이다.

교동대교를 건너

강화도 해안길을 달리다가

차가 멈춰 선 곳은

"외포항"

한 친구가 아주 먼 옛날에

배 타고 섬에 들어갔던 이야기를 한다.

그러니까 언제인지는 몰라도

적어도 3~4십년전 이야기인 듯하다.

여기가 바로 석모도 들어가는 여객선 타던 곳이라 말해줬다.

오라는 곳도, 가고 싶은 곳도 없으면서

마음들만 바쁘다.

인증 샷 찍고, 수산시장 들어갔다 나와서

또 가잔다.

이런게 6학년 9반의 여유인지, 조급함인지 모르겠다. ㅎ

.

.

.

헤엄쳐서도 갈 수 있을 것 같은

석모도가 지척이다.

외포항 수산시장

국물은 빼고

새우젓만 꾹꾹 담아줍니다.

또 다른 인증 샷 포인트에서

멀리 떼지어 나는 갈매기

봤는지, 안 봤는지

또 빨리 가자고 보챕니다.

요즘들어 차박여행에 푹 빠진 친구

전등사를 향해 엑셀을 꾸욱 밟는다.

그렇게 도착한 "전등사"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계단에 불만인 친구

거친 숨 몰아쉬며 올라 왔더니

매표소 코 앞에 또 주차장이 있다.

평소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으로

앞장서서 올라 간 친구

만 65세 무료입장 믿고

자신 있게 입장권 사겠다고 큰소리 쳤는데

무료입장은 만70세로 조정됐다는 매표소 직원 말에

신분증 빼다 말고 카드를 꺼냈다.

어쨌든 땡큐다. 땡큐.

.

.

평소 운동에 진심인 친구

뒤따라 오는 친구를 기다린다.

숨차게 올라 온 친구

먼저 올라 온 친구

뒤에 올라 온 친구

우리 모두 다 친구

대웅전 가는 길에

슬쩍 슬쩍

몇 장 찍었다.

대웅전 앞에서 

인증 샷!

웬 일인지

빨리 가자고

보채지 않는다.

餘生之樂(여생지락)

남은 삶을 즐겁게 지내라고

공자님께서 일찌기 말씀하셨지. 

집으로 가는 친구들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그런데

먹고, 노는데 친심인 친구들아

오늘 새벽에

손흥민선수가 

황금부트 받는

자랑스런 장면은 봤냐?

오고 가는 차 안에서 하는 말

먹는 약이 있네 없네

건강 어쩌구

실버타운 저쩌구

믿고 싶지 않지만

6학년 9반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