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변에 자리한
고구려 토성 "호로고루 유적지"
지난 봄에는 청보리 물결로 넘쳐나더니
지금은 그 자리에 해바라기가 빽빽하게 진을 치고
호로고루 토성을 지키고 있다.
아니 호로고루 토성을 넘보고 있는 거시기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확실하게 아는 것은
7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이렇게 넓은 해바라기밭은 처음이라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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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밭 사진을 본 동네 통닭집 사장님 왈
우와~~~
여기가 어딘가요?
외국에 다녀 오셨어요?
아님
제주도 인가요?
둘 다 아님니다.
한 시간 달리면 도착하는 연천의 "호로고루 유적지"입니다.
그래요?
꼭 한 번 가고 싶네요.
이바구 하다보니
어느새 따끈한 통닭 한 봉지가 내 손에 들려있었습니다.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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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폭포에서 달려 도착한 호로고루에는
잔뜩 흐린 하늘 아래 땅거미가 어둑어둑 내리기 시작하고
멋진 석양을 찍을 욕심으로 먼 길 마다 않고 달려 온
진사님들은
혹시라도 하늘에 구름이 붉게 물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저마다 삼각대에 카메라 장착하고 명당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 옆에 살그머니 삼각대를 펼쳐보지만
멋진 일몰은 애저녁에 틀렸다는 생각에
이곳 저곳 눈에 들어오는대로 셔터를 눌러댄다.
더 어둡기 전에
셀카도 찍어보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땅거미를 맞이하는
솟대들의 군상
여러 놈 필요 없다.
난
한 놈만 찍기로 했다.
확실하게!
완전히 내려 앉은 땅거미
무엇을
어떻게
더 찍을 수 있을까.
하늘에 구름이 가득해서
조금은 아쉬웠던 나들이
조만간 한 번 더 와야지
마눌과 함께
하늘이 맑은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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