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에 살면서 266

호수공원에서 석양을 보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풀벌레 소리 요란한데 한 낮의 날씨는 아직도 삼십도를 오르내리고 남쪽 지방에는 폭염주의보까지 내렸으니 여름이 가다 말고 다시 오는 듯하다. . 가을 햇살에 눈부신 꽃들이 셔터를 누르게 한다. "메리골드" "프렌치메리골드" "백일홍" "칸나" 너른 벌판에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도 좋지만 때론 홀로여서 주목 받는 코스모스도 좋다.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거미집. 멀리서 들리는 풍악소리 따라 갔더니 공연은 끝이나고 뒷풀이로 흥이넘친다. 흥이 넘치는 어린이의 재롱에 미소가 절로 .... 역시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어~얼쑤~~~~! 하늘의 구름이 예사롭지 않다. 호수공원에서 꽃무릇을 보다니... 장미원에서 만난 9월의 장미. 오리 한마리 바쁘게 물살을 가르는 시간 흰구름 석양..

일산에 살면서 2022.09.19

구름이 예쁜 날에 호로고루

가을 하늘 공활한데 집에만 있을쏘냐. 하늘이 뻥 뚫린 곳이라면 어디라도 좋을 것 같다. 해바라기까지 피었으면 하는 기대감으로 호로고루를 향해 달려 갔지만 해바라기는 아직이고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에 구름을 보며 여름 내음이 가시지 않은 푸르름을 만끽해 본다. 너른 해바라기 밭에 오직 한 송이 호로고루 위에서 휘돌아 흐르는 임진강을 본다. 오늘도 감사.

일산에 살면서 2022.09.05

비에 젖은 8월.

2022년 8월의 일기예보 강남 사거리에 고급 외제차들이 수도 없이 잠기고 어떤 사람은 유명 파도풀장에 온 듯이 수영을 하고 어떤 사람은 물에 잠긴 자동차 지붕에서 천하태평 핸드폰을 보는 강심장도 있고 어떤 청년은 물에 잠긴 차에서 위기에 처한 시민을 구조해 영웅으로 칭송 받기도 했다. 그렇게 수도권에서 시작한 수해 현장은 충청도 전라도로 이어져 하루도 수해 소식이 빠지는 날이 없는 8월이다. 이쯤에서 아련한 기억 속에 8월을 끄집어 낸다. 어린 날에는 비가 오면 물이 들어오는 부엌에 물을 퍼내며 땀을 흘린 뒤엔 마당에 고인 물에서 베니어판을 타고 놀았던 즐거운 추억이 있는가 하면, 열흘 넘게 내리던 비가 그친 어느 날에 최전방 GP에서 폭풍지뢰 사고로 발목을 잃은 소대원의 비명 소리를 들으며 혹시 나도..

일산에 살면서 2022.08.19

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

비가 내리고 저녁 노을을 보려 했는데 흐린 하늘만 . . 구름 사이로 새어 나온 한 줄기 석양 빛을 받은 "수크렁" 우러러 볼 만큼 높게 자란 "백련꽃" 빗물을 간직한 연잎 옛날 어느 불자가 부처님께 연꽃를 공양하기 위해 연밭으로 갔는데 연꽃은 모두 지고 없어서 연못가에 청초롬하게 피어 있는 꽃를 발견하고 연꽃 대신 부처님전에 봉양했다 해서 "부처꽃"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합니다. 꽃말은 "자비"라 하네요. 심심산골 아닌 호수공원에 심은 "도라지꽃" 하늘나리, 땅나리, 중나리 종류가 많기도 하지만 나리 중의 나리 "참나리꽃"입니다. 임금님과 하룻밤 인연을 간직한 궁녀의 슬픈 전설 속의 "능소화" 옛날에는 양반가에서만 키울 수 있었다고....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자 지식정보에 의하면 지리적으로 유럽과 아시..

일산에 살면서 2022.07.23

7월의 호수공원(꽃)

하늘을 보다가 아래를 보면은 꽃들이 보인다 자세히 보면은 곤충도 보인다 . . . 장미공원 잠시 앉았다가 우리나라 꽃 꿀 빨고 나온 벌 온 몸에 묻은 꽃가루를 보면 안 먹었다 날개짓 해도 다 안다. 찍고 나니 보였습니다. 새끼 사마귀. 자세히 보면 보입니다. 새끼 메뚜기. 못 봤다고 말할 수 없다. 잠자리. 그런데 날개가 없다. 눈도 못 뜨고 날개도 펴지 못한 어린 놈이 턱수염부터 났다. 어린이 놀이터에서 언제나 함께해서 좋은 날. 오늘도 감사!

일산에 살면서 2022.07.15

7월의 호수공원(하늘)

어제는 비가 내렸고 오늘은 날이 개었다 하늘이 보고 싶어서 밖으로 나가 걸었다 . . . 어제는 비 오늘은 맑음 호수공원도 맑음 하늘만 실컷 보고 싶다. MBC 송신탑 여행! 떠날수만 있으면 돌가방도 가벼울 것 같다. 나무 위에 하늘 하늘 아래 나무 나무 사이 하늘 분명 카메라를 꺼낼 때는 비행기가 보였는데.... 호수 위에 하늘 하늘색을 닮았다. 담배 연기가 아닌 것은 확실한데 왜? 하늘을 찍으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었는지 교과서 같은 생각을 한다.

일산에 살면서 2022.07.15

강화도 정수사 대웅전 통판 꽃창살 앞에서....

날씩가 좋다는 이유 하나로 강화도를 향해 달린다. 대명항이 가까워지면 "행복한 꽈배기"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맛집이다. 방금 튀겨나온 꽈배기 한 입 베어 물면 파삭함에 귀가 즐겁고 쫄깃함에 혀가 놀란다. 그리고 살짝 묻혀나온 설탕의 달달함은 덤이다. 꽈배기 한 입에 행복해졌다면 대명항 새우 튀김 또한 지나치면 섭섭하다. 김포 함상공원 염해 건너 강화도가 보인다. 해남 땅끝마을에서 시작해서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끝나는 서해랑길 1800키로 103코스 중에 100코스 완주의 꿈은 마음 속에 간직하고 평화누리길 살짝 맛보기로..... 이팝나무 하얗게 핀 염하강 철책길 잠시 맛보기로 걸었는데 얼굴에 땀이 배어 나온다. 이제는 여름인가보다. 길가 앵두나무 사이로 보이는 이색적인 펜션단지 선두리 해안길에는 앵두나무가 ..

일산에 살면서 2022.05.21

파주 삼릉 산책

한번도 안 가본 곳을 방문하는 것이 곧 여행이라는데 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파주 삼릉 조선시대 1415년 (태종 15)에 태어나 1487년(성종 18)에 생을 마친 문신으로 세조를 도와 계유정난을 성공시키면서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을 두루 거친 조선 시대 최고의 영화를 누린 "한명회"의 두 딸의 능이 있는 곳이다. 두 딸 모두 열일곱, 열아홉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으니 한명회의 부귀영화 뒤에는 마음 속 쓰라린 아품이 자리하고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각설하고 조선시대 능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에도 등재되고 산책하기 좋은 곳이라는 소문을 듣고 갔으니 신록을 지나 녹음이 우거진 숲을 걸으며 유유자적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할 일이다. . . . 매표소를 지나 넓은 잔디밭 뒤로 병풍처럼 서 ..

일산에 살면서 2022.05.20

새 폰으로 보는 호수공원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딱." 어릴적 동요 따라 "새 폰을 들고 찍어보자 찰칵!" 어느새 뜨거워진 햇살에 나무 그늘을 찾아서 걷는다. 산책길 옆으로 피어있는 이런저런 꽃들 중에 큼지막한 꽃잎이 바람에 펄럭이는 작약꽃을 시작으로 새 폰은 계속 찰칵 찰칵 열 일을 한다. . . . 芍藥(작약) 高峰 奇大升(기대승) 春後紅英照眼明(춘후홍영조안명) 봄 지나 붉은 꽃봉오리 눈에 환히 비추고 數叢階下帶風傾(수총계하대풍경) 섬돌 밑 두어 송이 바람 따라 기울어지네 人間絶艶雖知得(인간절염수지득) 뛰어난 아름다움 그 누가 알리요 만 浮俗爭傳芍藥名(부속쟁전작약명) 세속에서 다투어 작약이름 전하누나 노란꽃창포 붓꽃과 꽃창포 붓꽃은 외화피에 흰색과 노란색 호랑의 무늬가 그물처럼 퍼져 있고, 꽃창포는 외화피 안쪽에 역삼각형..

일산에 살면서 2022.05.17

꽃으로 시작하는 5월

연극이 끝난 뒤에 관객들은 객석 떠나고 배우들도 무대를 떠나 텅빈 공연장에는 어두움만 가득하지만 "호수공원 꽃 잔치"는 일주일전에 막을 내렸어도 꽃들은 아직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린시절 수확이 끝난 고구마밭에서 이삭 줍기로 고구마밭 여기저기를 파헤치던 마음으로 아직 남아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본다. . . . 청보리 익어가는 5월의 호수공원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일산에 살면서 2022.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