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넓은 산등성이에 내린 봄비 계곡으로 모여 함께 흐르는 소리 봄의 교향곡이 따로 없다. 나무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봄비는 가지에 숨겨두었던 꽃들을 피워냈다. 면암 최익현 선생께서 금강산을 가는 길에 한탄강 화적연에서 읊었던 싯구를 공감하며 산성계곡을 걷는다. 賴爾潛功時作雨(뢰이잠공시작우) 적기에 비를 내려 주는 잠공은 能令萬物各欣然(능령만물각흔연) 만물을 즐겁게 자라게 하네 雨越長提草色多(우월장제초색다)라 했던가 산성계곡 초입에 귀릉나무의 초록이 싱그럽다. 허공을 찌르는 개나리 허공을 가르는 개나리 음지에서 조용히 피어나는 복사꽃. 여럿이 뭉쳐 위세를 과시하는 복사꽃 하늘을 향해 햇빛을 독차지하는 복사꽃. 사월에 북한산은 복사꽃(개복숭아) 이 만발하고 가녀린 나무가지는 새 순을 키워낸다. 수정같이 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