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186

횡성호수길 5코스 & 까페 엘크(ELK)

2년간 횡성에서 전원생활을 하는 지인의 말 "언제든 한 번 놀러오시죠" . . . 40년 인연의 지인께서 마련한 거한 점심상 이빨 없이 잇몸으로 씹어도 부드럽게 목을 넘길 수 있을 듯 든든히 배를 채우고 달려 간 횡성호수 만첩홍매가 반겨줍니다. 느리게 걷는길. 맨발로 걸어도 좋을 듯 횡성호에 잠긴 태기왕국의 꿈. 태기왕은 횡성으로 들어와 공근. 갑천. 청일 둔내면 일대에서 수년에 걸쳐 논밭을 개간하여 농사를 보급하는 한편, 농기구와 무기를 만들면서 한동안 부족국가의 형태를 유지해갔다. 태기왕의 꿈은 왕국 건설이었으나 태기산성 최후의 전투에서 신라군에 패하는 바람에 꿈을 이루지 못했다. "갑천면(甲川面)"이라는 이름은 삼랑진 전투에서 혁거세 군에 쫓기던 태기왕 군사들이 이곳에 와서 비로소 한숨을 돌리고 피..

전국여행 2023.04.24

전철타고 여주기행

봄. 가을 두 번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친구들을 만난다. 일산에서 판교까지 오랜만에 출근시간대에 붐비는 전철을 탔다. 강남역 환승하는 통로 느긋하게 걸어가는 지공(지하철 공짜)의 발걸음과 달리 출근하는 젊음이의 발걸음이 바쁘다. 빠른 걸음도 아니고 달리고 또 달린다. "아프니까 청춘" 아니 "청춘이니까 달린다." 저들처럼 한참 바쁘게 살던 시절에 만난 친구들 혈기왕성하던 시절을 지나 어느새 '지공'이 되었다. 사십년하고도 사년이 더 지나간 시간 세월이 유수같이 흐른다는 말은 옛말이고 우리들의 시간은 천길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폭포 같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 부천, 일산, 서울에서 출발한 친구들 판교에서 일차 만남의 커피 한 잔 마시고 경강선에 몸을 실었다. 셋은 지공카드를 찍고, 아직 현역인 막내는..

친구 2023.04.19

달의 뒤편에서 명자나무가 자란다는 것을 잊지마라.

우연히 시를 읽게 되었다. 장석주 시인의 "명자나무" "불행을 질투할 권리를 네게 준 적 없으니 불행의 터럭 하나 건드리지마라!" . . . "달의 뒤편에서 명자나무가 자란다는 것을 잊지마라" 첫 소절에 번개가 번쩍하더니 끝 소절에는 번개가 앞 마당에 떨어진 둣 정신이 혼미하다. 잠시 혼돈의 시간이 지나 정신을 가다듬고 명자나무가 자라는 곳을 알고 있기에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명자나무를 바로 찾았다. 벚꽃 지고나면 키 작은 나무에서 피어나는 "명자나무꽃" 명자나무 장석주 불행을 질투할 권리를 네게 준 적 없으니 불행의 터럭 하나 건드리지마라! 불행 앞에서 비굴하지 말것. 허리를 곧추세울 것. 헤프게 울지 말 것. 울음으로 타인의 동정을 구하지 말 것. 꼭 울어야 한다면 흩날리는 진눈깨비 앞에서 울 것. ..

자이 2023.04.15

봄비 내린 북한산에 생기가 넘친다.

북한산 넓은 산등성이에 내린 봄비 계곡으로 모여 함께 흐르는 소리 봄의 교향곡이 따로 없다. 나무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봄비는 가지에 숨겨두었던 꽃들을 피워냈다. 면암 최익현 선생께서 금강산을 가는 길에 한탄강 화적연에서 읊었던 싯구를 공감하며 산성계곡을 걷는다. 賴爾潛功時作雨(뢰이잠공시작우) 적기에 비를 내려 주는 잠공은 能令萬物各欣然(능령만물각흔연) 만물을 즐겁게 자라게 하네 雨越長提草色多(우월장제초색다)라 했던가 산성계곡 초입에 귀릉나무의 초록이 싱그럽다. 허공을 찌르는 개나리 허공을 가르는 개나리 음지에서 조용히 피어나는 복사꽃. 여럿이 뭉쳐 위세를 과시하는 복사꽃 하늘을 향해 햇빛을 독차지하는 복사꽃. 사월에 북한산은 복사꽃(개복숭아) 이 만발하고 가녀린 나무가지는 새 순을 키워낸다. 수정같이 맑..

북한산 2023.04.08

雨中之花 & 벚꽃 Ending

봄가뭄에 갓 피었어도 시들해보이던 꽃들 밤새 내린 봄비에 생기를 되찼았습니다. 雨中之花 고래를 닮은 목련 자목련 수수꽃다리 명자나무 돌단풍 겹홍매가 꽃망울을 떠뜨리기 시작했습니다. 어제까지만해도 하늘을 덮은 듯이 피어있던 벚꽃 밤새 내린 봄비와 함께 꽃비로 내리며 ending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벚꽃Ending. 花雨 계단을 오르면 雨中散策 끝. 벚꽃 Ending! 다음 차례....

자이 2023.04.05

분홍빛 벚꽃을 아시나요?

산책길에서 처음 만난 분홍색 꽃 홍매도 아니고, 복사꽃도 아니고 무슨 꽃일까 궁금해서 꽃이름 알려주는 앱에 질문했더니 벚꽃의 종류라고 알려줍니다. 분홍색 벚꽃이라니 칠학년이되도록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벚꽃이다. 신기한 마음에 찍고 또 찍었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봄비 전국적으로 발생하던 산불도 꺼주고 타는 농심도 달래주는 고마운 봄비가 내린다. 봄비치고는 제법 많이 내리지만 어제 처음 본 분홍 벚꽃이 궁금해서 우산 들고, 카메라 들고 분홍 벚꽃을 찾았다. 맑은 햇살 아래 벚꽃보다는 색감은 덜하지만 봄비에 촉촉하게 젖은 분홍 벚꽃이 색다르게 보인다.

자이 2023.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