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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변에서 백수 10년을 기념하다.(후편)

특급 쉐프가 구워 준 고기 잘 먹고 한탄강변 산책 잘하고 돌아오는 길 작약이 곱게 꽃을 피웠다. 노란 애기똥풀꽃 앞에서 "한 번 먹어봐 싫어 맛있다니까 아유 싫다니까 ㅎㅎ 사실은 무척 쓴데....." 두 할머니의 장난기 가득한 대화가 재밌다. 모내기 작업을 끝낸 논. 써래질하던 트랙터는 퇴근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 길에서 보이는 정원 한탄강변을 따라 동네 한바퀴 걷고 이번에는 한탄강 어부가 잡아 준 꺾지매운탕으로 출출해진 배를 달랜다. . . . 누가누가 잘하나 누구는 얇고 길게 누구는 굵고 짧게 마지막은 역시 쉐프의 손 맛으로 다됐다. 먹자. 사진전시회 철수 모두들 좋아하니 나도 좋다. 감자 심고 고추 심고 가지 심고 토마토까지 심고 한탄강이 보이는 언덕에 터를 닦았으니 다음에는 평상에 앉아 시원한 ..

친구 2023.05.28

한탄강변에서 백수 10년을 기념하다.(전편)

60세에 정년퇴직을 하고 백수가 되어 함께 시간을 보낸 친구들 어느새 십년 세월이 흘렀다. 나이가 들었어도 모이면 언제나 타임머신을 타고 학창시절로 되돌아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친구들이다. 십년전 세 친구가 춘천행 기차를 타고 소양댐에서 배를 타고 청평사를 갔던 날부터 시작된 우리들의 추억여행. 사진첩을 들춰보니 등산, 캠핑, 자전거, 관광여행 등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제법 많다. 기억에 남을만한 사진들을 정리해서 큼직하게 인화를 하고 개인별로 분리해 사진첩도 만들었다. 또 하루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명분이 생겼다. 문제는 어디서 만나 무엇을 먹고 무엇하며 하루를 보낼까 생각 중에 마침 한 친구가 한탄강변에 주말주택을 마련하고 놀러오란다. 모일 장소가 결정되니 특급호텔에서 특급 쉐프로 정년을..

친구 2023.05.28

미리 보는 "창릉천유채꽃축제"

嫉妬春花誇艶態(질투춘화과염태) 不堪老士出開門(불감노사출개문) 질투하듯 봄꽃들이 고운 모습 자랑하니 늙은 선비도 못 견뎌 문 열고 나간다네 . . 아파트 현관에 붙은 "창릉천유채꽃축제" 홍보전단지 질투하듯 피어나는 봄꽃들의 고운 모습에 늙은 선비도 못 견뎌 나간다는데 칠학년에 막 입문한 백수가 어찌 참을 수 있을까. 옛날의 선비들은 의관을 차려 입고 문방사우(文房四友) 챙겨서 말을 타고 풍광 좋은 정자를 찾았겠지만 오늘의 백수는 달랑 카메라 하나 챙겨서 옆지기와 함께 차를 타고 나간다. 창릉천 석교공원하면 넓게 펼쳐진 창릉천변에 끝없이 피어 있는 코스모스꽃밭을 걸었던 작년 가을의 추억이 있기에 노란 유채꽃으로 덮힌 창릉천을 상상하며 오늘도 꽃길만 걸으리라.... 행복한 하루를 꿈꾸며 달려갔습니다. . . ..

일산에 살면서 2023.05.18

계절의 여왕 5월에 호수공원

계절의 여왕 5월의 호수공원 5월의 여왕 장미가 피어나기 시작했고 작약, 붓꽃,꽃창포가 한창이다. . . .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장미공원의 선발주자들 어느새 그늘을 찾고 물을 뿜어내는 분수가 시원하게 느껴지는 날이 되었다. 국제꽃박람회는 끝났어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꽃들 산딸나무 산책로 따라 피어난 작약꽃 작약(芍藥) 기대승(奇大升) 봄 지나 붉은 꽃봉오리 눈에 환히 비추고 (春後紅英照眼明) 섬돌 밑 두어송이 바람따라 기울어지네 (數叢階下帶風傾) 뛰어난 아름다움 그 누가 알리요만 (人間絶艶雖知得) 세속에서 다투어 작약이름 전하누나. (浮俗爭傳芍藥名) 노랑꽃창포 붓꽃 나에게는 진정 그대가 5월의 여왕이십니다. 5월을 계절의 여왕으로 만드는 것은 꽃들이 아니라 연둣빛 이파리라고 시인 정연복님께서 말씀..

일산에 살면서 2023.05.16

꽃이 없는 북한강 물의정원

몇 년전에 우연히 찾았던 북한강 물의정원 끝없이 펼쳐진 개양귀비꽃밭 따라 걷던 기억에 계절의 여왕 오월에 꽃길을 걸어보리라 달려간 "남양주시 북한강 물의정원" 꽃은 한 송이도 없고 꽃씨를 뿌렸다는 안내문만 덩그러니 꽃혀 있다. 그래도 흐르는 강물과 오월의 신록이 있으니 좋지 아니한가. . . 물가에 살면서도 물이 좋아 강물을 향해 긴 가지를 키우는 버드나무. 산책길 끝에서 만난 "데이지꽃" 사철나무를 비집고 올라 온 "봄망초꽃" 수종사가 있는 운길산의 위용. 양수리로 가는 전철. 물의정원에서 꽃 구경은 못하고 주차장 가는 길에 꽃화분을 찍었습니다. 꽃 피는 때를 맞추지 못했지만 흐르는 강물 따라 유유자적 걷기만해도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Photo by 옆지기.

일산에 살면서 2023.05.11

우리 동네 5월의 꽃

3월과 4월에는 매화, 산수유, 벚꽃 그리고 영산홍까지 산책길에 무리지어 피어 있어 사열(査閱)하듯 꽃구경을 했을데 5월에는 불두화, 라일락, 공이팝나무, 붓꽃 등 각개전투하듯 제각각 피어 있어 찾아가 알현(謁見)하듯 꽃을 만난다. . . . 향기 좋은 "때죽나무" 하얀 쌀가루 덮어 쓴 "이팝나무" "노란씀바귀" "병꽃나무" "공조팝나무" 나만의 "라일락"과 "수수꽃다리" 구별법 4월에 만난 "수수꽃다리" 꽃 가까이 가야 간신히 향을 맡을 수 있고 5월에 만난 "라일락" 근처에만 가도 향이 코를 찌르는 듯하다. 라일락 이해인 바람 불면 보고 싶은 그리운 얼굴 빚장 걸었던 꽃문 열고 밀어내는 향기가 보랏빛, 흰빛 나비들로 흩어지네 기쁨에 취해 어지러운 나의 봄이 라일락 속에 숨어 웃다 무늬 고운 시로 날아..

자이 2023.05.08

무념무상( 無念無想) 양주 회암사지

①無念無想萬花方暢 초봄의 싱그러운 신록을 지나 나뭇잎의 푸르름이 짙어지는 완연한 봄 5월의 오후 우리 부부가 찾은 곳은 "양주 회암사지" 지난 2월에 이어서 두 번째 방문이다. 조선 초기에는 왕실의 행사를 전담했고 전국의 사찰 중에서 가장 큰 사찰이기도 했고 태조 이성계가 자주 찾았고 상왕이 된 이후에는 거처하기 했다는데 조선 중기 숭유억불 정책으로 불을 태워 사찰을 없앴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어린이날에 맞춰 시작되는 "왕궁축제" 준비로 관계자들의 움직임이 바쁘다. 왕궁축제 공연팀의 리허설 소리가 음향시설을 타고 회암사지를 걷는 내내 귀에 울린다. 500년 폐사지에서는 발에 밟히는 돌조각, 기와조각 하나에도 시간이 담겨 있고 눈에 보이는 흔적 하나 하나에도 긴 시간을 담고 있기에 한 발 한 발 조..

일산에 살면서 2023.05.05

2023 고양국제꽃박람회(야외)

벌써 오월. 오월은 꽃들의 세상 호수공원에 펼쳐진 "2023 고양국제꽃박람회" 지난 3년 코로나19로 소박하게 열리던 행사가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즐기라고 화려하게 펼쳐졌다. . . . 3년만에 돌아온 인디언쿠스코공연 입장권을 건네고 들어서면 예쁜 꽃들이 쏟아져 내린다. 꽃반지 끼고~~~ 노래가 생각난다. 꽃케잌 등나무 수국세상 큰꽃알리움 로벨리아 루피너스 어린이를 위한 공간 장수풍뎅이 두 마리 영역 싸움이 치열하다. 나리꽃 튤립광장 다알리아 장미가든 카라꽃 후크시아 개양귀비 칼리브라코아 꽃 앞에 서면 거울에 비치는 모습이 어릴적 갖고 놀던 요지경이 생각납니다. 화관을 쓴 꽃토끼. 꽃토끼 발 아래 펼쳐진 꽃밭. 좋은 날. 인디언쿠스코 공연이 끝나고 30년 호수공원의 나이.

일산에 살면서 2023.05.03

탄도항 그리고 친구의 자녀 결혼식

어릴적 친구의 자녀 결혼식 장소는 지금껏 한 번도 안 가본 "경기도 화성" 결혼식 시간은 오후 6시. 늦은 시간에 맞춰 먼 길을 달려가 결혼식에 참석만하고 돌아오기에는 너무 아까운 시간. 의정부에서 출발한다는 친구에게 나도 태워가라. 그리고 목동 사는 친구도 함께 가자 한다. 맛있는 갈비탕 사줄께. ㅎㅎ 초등학교 3년을 함께 다녔던 친구가 함께 왔다. 우리가 언제까지 만났던가? 한 손, 두 손가락으로는 어림도 없다. 대충 세어봐도 5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어릴적의 추억이란 이런 것인가. 70년가까이 살아오는 동안 3년이란 시간은 오랜시간이라 생각되지는 않는데 우리에게 50년은 그냥 지나간 시간일 뿐 마주보는 순간 바로 타임머신을 탄 둣 50년전의 시간으로 돌아간다. 이런저런 이야기 속에 차가 도착한..

친구 2023.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