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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캐는 날

지난 3월말친구들과 함께 심었던 감자 잠시 잊고 있었는데벌써 감자 캐는 날이 되었습니다. 오늘이 6월 22일 하지날이다.이래서 하지 감자라고 하나보다. 감자 심자하면 친구들이 멀리서 달려오고감자 캐자하면 친구들이 멀리서 달려오니이만하면 잘 살아온 친구 아닌가? 복 있는 친구는하늘도 도와주는지어제까지 30도가 넘게 더웠던 날씨가감자 캐기 좋으라고해는 구름 속에서 나올 생각이 없고남쪽에는 큰 비가 내린다는데감자밭 주변에 가지, 토마토, 오이가 반기는보슬보슬 보슬비만 내린다. 감자 심던 날에 가시오가피 감자 캐는 날의 가시오가피 보슬비에 씻겨진 '뜰보리수'잠시 어린시절로 돌아가한움큼 입에 넣고단물은 삼키고 씨앗은 뱉어낸다. 비오는 날에 타프 아래 앉아서밭에서 캐서 바로 쪄 먹는 감자의 맛이라니... 솜씨 좋은..

친구 2024.06.28

자귀나무꽃을 바라보며

부채살 같기도 하고공작의 깃털을 연상 시키는'자귀꽃'이 피었다. 자귀꽃이 피면 장마가 시작된다는데연일 날씨가 뜨겁기만 하다. 자귀나무는 마주 보는 잎들이밤이 되면 서로 달라 븥어금실 좋은 부부 같다고 하여'합환수'라 부르며 옛날에는신혼 부부의 방 앞에 심었다고.... 사실은 마주나기한 잎들이밤이 되면 서로 붙는 이유는가뭄에 대비해 수분증발을 줄이기 위함이란다. -모야모 꽃이야기 중에서- 자귀나무꽃 이름을 처음 알았을 때'자귀야 알랴마는' 다정가의 한 구절를 떠올렸다.  多情歌                      이조년  李花月白三更天(이화월백삼경천 ; 이화에 월백하고) 啼血聲聲怨杜鵑(제혈성성원두견 : 일지춘심을 자귀야 알랴마는) 儘覺多情原是病(진각다정원시병 : 다정도 병인양 하여)不關人事不成眠(불관인사..

자이 2024.06.27

양주 나리농원의 보랏빛 향기

가을 '천일홍축제'로 유명한양주 나리농원근처를 지나가던 길에 잠시 들렀더니가을 꽃축제 준비로 너른 꽃밭이 비닐로 덮혀 있다. 넓은 꽃밭 한 곳에만 보랏빛 꽃들이 피어 있고가을 준비로 바쁜 농원에는 많은 사람들이뜨거운 햇살아래 땀 흘리며 일하시고 계신다. 이 정도 꽃밭이면 카메라 들고 사진 찍는 진사님들이 있을 법도 한데너무 더운 날씨 탓인가 아니면 아직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인가홀로 사진을 찍으려니미안한 마음에 발걸음이 편치 않다. "버들 마편초"꽃 이름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괜스레 꽃 이름을 물어보며힘들게 일 하시는데 홀로 시진 찍으러 와서 미안하다 말씀드리니괜찮다고 사진 많이 찍으라 하신다.'우리들은 매일 하는 일이니 신경 쓰지 말라고' 그래도 왠지 조심스런 마음에 꽃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코 끝에 스..

일산에 살면서 2024.06.27

현명한 사람은 정원으로 간다.

몇 일째 계속되는 더운 날씨창밖에는 더운 날씨를 식혀주는 비가 내린다. 우편함에서 꺼내 온 잡지를 펼쳤다. "어리석은 사람은 서두르고,영리한 사람은 기다리지만,현명한 사람은 정원으로 간다."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현명한 사람은 정원으로 간다'비가 그쳤다.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카메라를 들고 나간다....산과 들로 뛰어 놀던 어린 시절어쩌다 보리수나무를 발견하면너나없이 달려들어 따 먹던 새콤달콤한 보리수기억 속에는 분명 가을이었는데언제부턴가 봄날에 빨간 보리수 열매가 보인다. 그렇다어린시절에 산에서 따 먹던 보리수는 산에서 자라는 야생의 보리수이고요즈음 봄날에 빨갛게 익은 보리수는 일본이 원산지인 '뜰보리수'란다. 빗물에 씻겨진 빨간 보리수입 속에서 침이 고이지만카메라에 양보한다. 뜰보리수의 꽃말은'..

자이 2024.06.11

당포성 & 호로고루

"사적 제 468호 당포성은임진강과 당개나루터로 흘러드는 하천이 형성한삼각형 모양의 절벽 위에 만들어진 고구려성이다." 교과서 같은 설명문과 달리당포성은 젊은 세대들에게는밤에 별을 볼 수 있는 성으로 더 유명한 성으로당포성 입구에는 '별 볼 일 있는 성'이란 간판이 붙어 있다. 지난 해 가을 처음으로 당포성을 방문했을 때는당포성으로 가는 길목에 하얀 목화밭이 펼쳐져 있어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는데목화밭 자리는 잔디밭으로 변하고코스모스가 피었던 곳에는 수레국화가 피어 있지만평일 오후라서 그런지 주차장은 텅 비어 있고방문자는 옆지기와 나 뿐이다.    당포성를 지키는나 홀로 나무 멀리서 한 번 더 보고 청보리가 익어가는호로고루성으로.... "호로고루는 임진강 북안의 현무암 절벽 위에 있는 고구려성이다.호로고루라..

일산에 살면서 2024.06.07

녹음방초승화시(綠陰芳草勝花時)

신록의 계절 봄이 가고녹음의 계절 여름이 온다.봄과 여름의 교대식인가눈이 부시게 하늘이 파랗다. 파란 하늘은 밖으로 나오라 하고뜨거운 태양은 그늘을 찾으라 한다. 綠陰芳草勝花時(녹음방초승화시)잎이 푸르게 우거진 숲과 향기로운 풀들이 아름다운 꽃들을 이긴다는 시절이다. 무엇을 망설일까?자신 있게 나서 동네 산책을 한다.... 흔들 그네에 앉아 하늘을 본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기분이 상쾌하다. 자줏빛 클레마티스 녹음 속에서빼꼼히 얼굴을 내민다. 미국 산딸나무 샛노란 큰금계국이 황금처럼 빛난다. 분수의 계절이 왔다.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좋다. 바람이 보인다. 측백나무 멀리 보이던 북한산이가까이 다가왔다. 5월이 간다.

자이 2024.06.06

전철 타고 가는 세미원 & 두물머리

코로나19 이후 처음 가는 두물머리운전을 안해도 되는 전철을 타고 갔다. 두 시간여 전철 타는 것이 지루하기도 했지만주말에 복잡한 도로에서 운전을 안해도 되고목적지에 도착해서는 주차할 걱정이 없는 것도 좋았다.더욱 좋았던 점은 전철요금이 0원이라는 것이다. 양수역에서 내려 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으로 입장...세미원 정문 앞에서 만난 수련이 수련의 이름은 '세미1호'인데태국의 수련 육종가 '노드차이 박사'가2019년 세미원 경기도 지방정원 제1호 지정 기념으로 기부해주신 품종입니다. 다홍색에 가까운 별모양의 겹꽃과초록색과 초코릿색이 어우러지는 잎을 특징으로 합니다. 세미1호세미원에서만 볼 수 있다고... 낮에는 활짝 피었다가저녁에는 꽃을 접어 봉오리로 변합니다.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꽃을 보며 마음을 ..

일산에 살면서 2024.05.31

어쩌다보니 반창회가 됐다.

자전거를 타는 친구의 사진 한 장이카톡방에 올라왔다. 보기 좋다, 좋겠다..어쩌구 저쩌구 이 친구 저 친구오랜만에 카톡방이 시끄럽다. 자연스레 한 번 만나자는 이야기로 이어지고자가용으로 갈까? 전철로 갈까? 하더니결국에는 한옥에 사는 친구집에서 고기를 굽자고 한다. 그렇게 모인 친구들처음에는 네 명의 모임이었는데전화 몇 통에 아홉 명이 되었고모두가 까까머리 중학교 시절 같은 반 친구들이었으니어쩌다 '중학교 반창회'가 되었다....대청마루에서 보는 하늘  솔선수범해서고기를 굽는 솜씨에서관록이 묻어난다. 사장 아들 뺑뺑이 치는 시간회장 아빠는 출근하다말고 땡땡이고기 한 쌈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고기 실컷 먹고점심은 부대찌개배가 터질라.  점심시간 뒤에치매예방 시간 깊은 생각에 잠긴다. 전화 받고 달려온 친..

친구 2024.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