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64

未完의 모임

얼마나 기다렸던 모임인데 짧고 굵었던 청춘의 날을 함께 보낸 친구들 각자 삶의 터전에서 열심히 살다보니 어느덧 칠순이 코 앞에 왔지만 마음만은 청춘이고 화제 또한 그 시절에 머물러 있다. 그런 친구들이 삼척에서, 군산에서 그리고 장호원에서 먼 길 마다 않고 새벽길을 달려왔다. . . . 먼 길을 달려 온 친구들과 함께 또 달렸다. 맛있는 점심 먹으려고 한탄강이 유유히 흐르는 곳까지. 주 메뉴는 "민물새우탕"에 "가물치구이" 위하여!!! 잘 먹고 사진 찍고 노년의 추억을 만들 멋진 장소로 출발 준비 끝 . . . . 하지만 . . . 더 이상은 ㅠㅠ . . 내 탓이요! 내 탓이요! . . . 그렇게 오래 기다렸던 우리들의 만남은 未完으로 끝나고 우리들이 떠난 자리에는 빨간 백일홍 한 송이만.... 그래도 ..

친구 2022.11.05

북한산 가을 속으로

감악산 등산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준비 없는 등산에 혼쭐이 나고도 정신을 못 차리고 산행 가자는 말에 앞 뒤 생각 없이 승락을하고 말았다. . . 오전 9시 멀리 백운대가 손톱만큼 보인다. 가을 남자 산성계곡길 간간히 눈에 띄는 붉은 단풍 두꺼비 바위굴로 불리던 이곳 석굴에서 원효대사(617~686)가 좌선하며 삼국통일을 기원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법당 처마 끝보다 높은 바위가 앞마당에 떠억하니 자리잡고 법당과 바위 사이에 묘한 빛이 사진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네 명이 앉아 놀아도 넉넉할 것 같은 바위 백운대 정상으로 가는 길 계곡따라 사찰 순례하는 길 삼거리에서 망설임 없이 순례길로 앞서 갑니다. 빛의 조화 중성문 지나서 노적사 가는 길 좁은 산길에 가을색이 가득하고 초가지붕 닮은 바위. 오늘부터..

친구 2022.10.29

서둘러 떠난 가을나들이(무의도)

무의도 탐방도 식후경 무의대교에서 바라 본 풍경 작약도 뒤로 송도신도시가 아스라이.... 하나개해수욕장 짚라인 타워 가는 여름이 아쉬운 사람들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 해수욕장에서 흐르는 썰물의 S자 흔적이 멋스럽다. 미세 먼지 없는 깨끗한 하늘 구경하느라 따가운 햇살은 잊었습니다. 송골매 바라보는 곳에 어부의 경운기가 탈탈거리며 갯벌 위를 지나갑니다. 인증 샷! 주차장 가는 길 소무의도 다리 위에서 썰물의 흔적 한 쌍의 나비 돌아가는 차 안에서 무의도가 보이는 소나무 아래에서 소주잔 대신 커피잔으로 집으로 가는 시간 타고 싶다.

친구 2022.09.04

서둘러 떠난 가을나들이(파라다이스 시티호텔)

9월 헤르만 헤세 뜰이 슬퍼한다. 꽃 사이로 차가운 비가 내린다. 여름이 고요히 종말을 향해 간다. 키 큰 아카시아에서 황금빛으로 물든 나뭇잎이 뚝뚝 떨어진다. 여름은 시들어가는 뜰의 숲으로 놀란 듯 맥없이 미소 짓는다. 여름은 앞으로도 한참 동안 장미 곁에 선 채 휴식을 그리워하리라. 그리곤 서서히 피로해진 그 큰 두 눈을 감으리라.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배웠으니 시 한 수 감상하고 구월의 첫 날에 "파라다이스 시티호텔" 투어 그리스 신화 속 날개 달린 신마 "페가수스"를 모티브로 한 "골드 레전드" 영국 설치미술가 "데미안 허스트" 작품 "노란 호박" 일본 가가와현의 작은 섬 "나오시마"를 세계적 명소로 만든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내국인 출입금지. 하프 뒤에 섯! "LOVE" 미국의 팝 아트 ..

친구 2022.09.03

6학년 9반 친구들 마장호수에서 걷다.

코로나로 목말랐던 친구들 당일치기 소풍도 가고 소낙비 내리는 날에 점심 번개를 하더니 이번에는 마장호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으니 휴양림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휴양림 입실은 오후 3시부터라 하니 근처 마장호수 산책을..... 커피믹스에 길들여진 친구들 전망 좋은 카페는 관심이 1도 없다. 어린시절 "아리랑다리"로 불리던 출렁다리를 건너 학교를 다녔던 친구들에겐 출렁다리는 색다른 체험이 아니고 개구쟁이 시절에 추억의 다리다. 생각해보면 선배들은 개울 건너 학교에 가기 위해 개울물이 얕을 때에는 징검다리를 건너고 비가 오면 나룻배를 타고 학교를 다녔지만 우리들이 초등학교 시절에 미군들의 원조로 개울을 건너는 출렁다리가 만들어지고 "아리랑다리"라는 제목으로 영화까지 만들어져 학교 운동장에서 영화..

친구 2022.06.21

별빛캠핑식당에서 펼쳐진 40년 우정

두 달 전에 약속한 만남. "무엇을 먹을까?" 자장면 or 짬뽕처럼 언제나 어려운 선택 하루전에 얼핏 떠오른 식당. 언젠가 TV에서 봤는지 잡지에서 봤는지 "파주 별빛캠핑식당" 군산, 장호원, 분당, 부천, 서울 그리고 일산 여섯 명이 모였다. 10.26, 5.18을 겪으며 짧고 굵게 다져진 우리들의 캠퍼스 우정. 캠퍼스를 떠난 뒤 삼십여년의 세월이 지난 어느 날 어찌어찌 수소문 끝에 만남이 이루어졌고 이제는 자주 만나자 했건만 코로나란 놈이 걸림돌로 나타났다. "花無十日紅"이고, "權不十年"이라 했던가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던 코로나란 놈이 지쳤나 우리들의 맷집이 단단해졌나 이제는 만만한 게 코로나다. 쓸 데 없는 넋두리가 길었나보다. 그냥 모처럼 만나서 점심 한끼 잘 먹고 즐거웠던 날을 기억하려 한다는..

친구 2022.06.02

6학년 9반의 봄소풍(외포항, 전등사)

나이가 많아지니 호기심이 줄어드나보다. 밥 먹고, 커피 마시고 대룡시장 골목 어슬렁 거리더니 빨리 가잔다. 딱히 정해진 곳도 없는데 말이다. 교동대교를 건너 강화도 해안길을 달리다가 차가 멈춰 선 곳은 "외포항" 한 친구가 아주 먼 옛날에 배 타고 섬에 들어갔던 이야기를 한다. 그러니까 언제인지는 몰라도 적어도 3~4십년전 이야기인 듯하다. 여기가 바로 석모도 들어가는 여객선 타던 곳이라 말해줬다. 오라는 곳도, 가고 싶은 곳도 없으면서 마음들만 바쁘다. 인증 샷 찍고, 수산시장 들어갔다 나와서 또 가잔다. 이런게 6학년 9반의 여유인지, 조급함인지 모르겠다. ㅎ . . . 헤엄쳐서도 갈 수 있을 것 같은 석모도가 지척이다. 외포항 수산시장 국물은 빼고 새우젓만 꾹꾹 담아줍니다. 또 다른 인증 샷 포인트..

친구 2022.05.25

6학년 9반의 봄소풍(강화 교동도)

한 번 봐야지. 그래 한 번 뭉치자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아직 코로나가 심한 것 같아 이제는 만나도 되지 않을까? 오래 기다리고 망설이던 6학년 9반의 봄소풍 초. 중. 고의 어린 시절을 같이 했던 친구들이 어렵게 봄소풍을 떠났습니다. . . . 학창시절 도시락은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일찌감치 끝내던 버룻은 7학년을 코 앞에 둔 나이에도 버리지 못해 차에서 내리자마자 점심시간입니다. 메뉴는 강화 향토 음식 "젓국갈비"와 "매운갈비" 밴댕이 회무침은 맛보기로 점심시간 뒤에 보물찾기 대신에 찾은 커피집은 TV에서 보았던 바이크 라이더들의 성지 강화 교동도 바이크카페. 주말에는 전국에서 달려오는 라이더들만의 성지이지만 라이더들이 뜸한 평일에는 일반인의 출입도 가능하다기에 쥔장의 추천 포토존에서 평소 바이크에 ..

친구 2022.05.24

6학년 8반 철원으로 소풍 가다.(노동당사. 백마고지)

겨울 철새들의 도래지 "학저수지"를 돌아서 노동당사에 도착 웃고 즐기던 소풍은 지뢰꽃 시 한편으로 가슴이 찡해지고 먹먹해집니다. 지뢰꽃 철원 시인 정춘근 월하리를 지나 대마리 가는 길 철조망 지뢰밭에서는 가을꽃이 피고 있다 지천으로 흔한 지뢰를 지긋이 밟고 제 이념에 맞는 얼굴로 피고 지는 이름 없는 꽃 꺾으면 발 밑에 뇌관이 일시에 터져 화약 냄새를 풍길 것 같은 꽃들 저 꽃들의 씨앗들은 어떤 지뢰 위에서 뿌리내리고 가시철망에 찢긴 가슴으로 꽃을 피워야 하는 걸까 흘깃 스쳐가는 병사들 몸에서도 꽃 냄새가 난다. 낮설지 않는 단어 "지뢰" 비무장지대 GP에서의 군대생활이 익숙할 즈음에 터진 "지뢰사고" 한 발 한 발 내딛는 내 발에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던 비무장지대 보급로를 통한 후송작전 그 날이 생..

친구 2021.11.09

6학년 8반 철원으로 소풍 가다.(고석정. 직탕폭포)

코로나 시름에 이산 가족 아닌 이산 친구 어언 2년 어느새 6학년 8반이 된 친구들 백신 주사 두 번 씩씩하게 맞고 철원으로 가을 소풍을 떠났다. . . . 아침 일찍 일어나 철원으로 가는 길 해는 중천에 떠 오르고 친구들 만날 생각에 차보다 마음이 더 빨리 달린다. 1억년전으로의 여행 "고석정" 붉은 단풍 사이로 아침 햇살 비치고 떨어진 단풍잎이 수북하게 쌓인 만추의 풍경 거울에 비친 백발의 자신을 보고 누구인지 모르겠다던 이백의 시 "추포가"가 생각난다. 내년에 다시 보자. 코로나 2년을 건강하게 잘 지낸 친구들이 반갑고 자랑스럽습니다. 임꺽정의 일화가 전해지는 고석정 풍경 1. 고석정 풍경 2. 고석정 풍경 3. 직탕폭포 건너편 움푹 패인 주상절리 지형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직탕폭포 위에 현무암 다..

친구 2021.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