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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들이(재인폭포. 베개용암)

겨울이면 동네 앞 개울에 나가 썰매 타고, 스케이트 타고 초 봄이 되면 얼음 배 타다가 차가운 물에 빠지던 어린시절. 그 얼음 판을 찾아 연천 땅 재인폭포를 찾았습니다. . . . 가까이 가고 싶었지만 낙석 위험과 코로나 시국이라 위에서만 보랍니다. 전망대에서 보는 사람들 폭포의 얼음이 연꽃을 닮았다고 하는데 아마도 폭포 아래 켜켜이 쌓여 올라간 얼음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재인폭포 방문 인증 샷! 재인폭포 가는 길에 "아우라지 베개용암" 베개용암은 용암이 차가운 물과 만나 빠르게 식을 때 그 표면이 둥근 베개모양으로 굳어서 생긴 것을 말한다. 대개 깊은 바다에서 용암이 분출할 때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곳 아우라지 베개용암은 바다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내륙지역의 강가에서 발견되기 때문..

일산에 살면서 2022.01.30

겨울 왕국(북한산 산성계곡)

어린 날 그러니까 초등학교 아닌 국민학교 시절 겨울방학 하는 날 선생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춥다고 방 안에만 있지말고 추워도 밖에 나가서 놀기도 해야 한다고. 오십 년 육십 년이 지나도 기억하는 선생님의 말씀. 그 말씀을 실천하러 북한산에 갔습니다. 해가 바뀌고 처음 간 북한산 산성계곡은 계속되는 영하의 날씨에 꽁꽁 얼어 있고 어제 내린 눈까지 살짝 덮혀 있어 겨울왕국을 방문한 기분입니다. . . . 백로와 왜가리는 들판에 낱알은 먹지 않고 물고기만 먹는다는 것은 같지만, 백로는 말 그대로 노란 부리와 검은 발을 제외하면 깃털이 모두 새하얗고, 왜가리는 깃털이 주로 회색을 띠고 머리에 댕기 깃이 있는 것이 특징이라니 눈 앞에 보이는 너는 바로 "백로"가 맞으렸다. . . 먹이를 찾아 물 속을 보는 자태가 ..

북한산 2022.01.19

강화 양도에서 보는 낙조

"해야해야 나오너라 김치국에 밥 말아 먹고 빨리빨리 나오너라" 어린 날에는 동무들과 함께 놀고 싶어 해야해야 빨리 나오라고 노래를 불렀는데 같이 놀던 동무들은 어디가고 윤기 흐르던 머리는 은발만 남아 하루하루가 너무도 소중해 나즈막히 불러본다. "해야해야 가지 말아 바다 넘어 가지 말아 조그만 더 놀다 가면 안될까?" 애원하고 빌어봐도 가야만 한단다. 내일 아침에 동해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이해 하길 바란다며 구름 속에서 얼굴 붉히며 바다 저쪽으로 그렇게 해는 넘어 갔습니다. . . . . 400년 노송 두 그루 초지돈대 지킴이. 영하의 날씨에 초지대교에서 외포리선착장 동막해수욕장 강화도 일주 드라이브 마음만은 제주 일주였으니 더 이상 무얼 바랄까? 혀 끝에 전해오는 겉바속촉의 달달안 꽈배기의 은..

일산에 살면서 2022.01.13

신세계 미디어 파사드와 명동

이 년이 지나도록 그치지 않는 코로나로 인해 동네 밖은 얼씬거리지도 않았는데, 우연찮게 차 타고 지나다가 얼핏 보았던 신세계백화점의 화려한 풍경이 눈에 어른거린다. 영하의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두운 밤에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현란한 풍경을 간직하는 사이 질서유지에 나선 경찰의 호각 소리는 7~80년대 길거리에 흘러나오던 캐롤이라 착각하며 자발적 군중이 되어 나도 나만의 방식으로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미디어 파사드"를 담았다. 황홀한 3분. 이보다 더 화려한 쇼는 본 기억이 없습니다. 신세계백화점 외벽에서 신세계를 경험하고 화려함의 대명사 였던 명동거리에서 또 다른 신세계를 경험했습니다. 명동이 이렇게 쓸쓸할 수도 있다니. 불꺼진 상가에 붙어 있는 "세입자 구함" 쪽지가 나를 슬프게 한다...

서울 구경 2022.01.10

1월 1일

오늘은 1월 1일 한 번도 쓰지 않은 새하얀 3백6십5일을 하나님으로부터 새로 지급 받았습니다. -이외수 "1월 1일" 중에서- 1월에는 깨꿋하게 하소서 그동안 쌓인 추한 마음 모두 덮어 버리고 이제는 하얀 눈 처럼 깨끗하게 하소서 -이해인 "새해의 기도" 중에서 웃음소리가 해를 닮은 나의 친구야 밝아오는 새해에는 우리 더 많이 웃자 해 아래 사는 기쁨을 날마다 새롭게 노래하자 -이해인 "새해에는, 친구야" 중에서

자이 2022.01.01

2021 신축년을 보내며....

2021 신축년을 보내며 2022 임인년의 소망을 띄워 본다. 코로나 2년차 이젠 놀랍지도 무섭지도 않다. 일상이 되어버린 방콕도 익숙해지고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의 교류만으로도 반갑기 그지 없다. 하나 하나, 조목 조목 따지고 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 일들도 많지만 흰 눈이 소리 없이 세상을 순백으로 덮어버리 듯 그저 무탈하게 보낸 한 해는 감사와 사랑으로 덮어두자. 2022년 새해에도 거창한 소원이나 희망사항은 사치일 것 같으니 "家和萬事成"이라 했던가? 가깝게는 가족이 서로 사랑하고, 나아가 이웃을 사랑하자. 그래도 새해이니 작은 소망이 있다면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우리의 태극전사들 2002년과 같이 4강 신화로 전국민이 하나되어 전국방방곡곡 하나의 함성으로 코로나 시름을 떨궈내고 새 날이 오기를..

자이 2021.12.31

안개

산과 안개                  유희윤(아동문학가) 어느 날 보니안개는배가 엄청 크더라 글쎄,그 큰 산대관령을 통째로 삼키고산 없다!시침 뚝 떼더라 어느 날 보니대관령은가슴이 엄청 넓더라글쎄,그런 안개를포옥 감싸 숨겨 주고안개 없다!점잖게 앉아 있더라..  안개가 짙게 깔린 아침 창밖 풍경..대관령의 안개는 배가 커서대관령도 통째로 삼킨다는데우리 동네 안개는배가 작아선가국제고등학교 하나 삼키려다딱 걸렸습니다.ㅎㅎ

사진과 시 2021.12.21

첫눈 맞이

이런 첫눈 또 없습니다. 짧디 짧은 겨울 한낮의 해 햇빛바라기하며 동네 소공원을 걷다가 쨍하게 비치던 해는 어느새 구름 속에 갇히고 얼핏 얼핏 눈에 보이는 하얀 눈송이 바람에 날리고 거세지는 바람에 눈송이들도 신이났는지 떼 지어 날린다. 옆지기와 함께 걷다 첫눈을 맞는 기분이 삼삼하다. 룰루랄라 첫눈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오니 창밖이 안 보일 정도로 눈이 펑펑 쏟아진다. Wow! White Christmas! 이런 첫눈이 또 있을까? 밤새 흔적만 남기며 남몰래 온 첫눈이 아닙니다. 잠시 한 두 송이 스쳐만 가는 첫눈도 아닙니다. 주말 한낮에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쏟아지는 함박눈 이런 첫눈은 내 기억에는 없는데 아마도 이 년째 코로나로 지쳐가는 우리의 일상을 위로하는 첫눈이 아닐까? 동네 아이들은 눈썰매 탈..

자이 2021.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