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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흰나비"의 짝짓기를 만난 날의 북한산.

북한산 산성길 초입에서 흰나비 한 마리가 날아간다. 얼핏 보니 날개가 셋이다. 멀지 않은 나무에 앉은 나비 자세히 보니 두 마리가 짝짓기하는 모습이다. 다른 곳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유심히 보니 한 마리만 날개짓을 하고 다른 한 마리는 날개짓을 하지 않고 가만히 붙어 날아간다. 그래서 날개가 세 개로 보였나보다. 처음 보는 귀한 장면이다. 한 장 더. 딱총나무 산괴불주머니 1. 산괴불주머니 2. 할미꽃 1. 할미꽃 2. 제비꽃 조개나물 1. 조개나물 2. 우산나물 귀릉나무 1. 귀릉나무 2. 귀릉나무 3. 개별꽃 큰개별꽃과 개별꽃의 차이. 개별꽃은 잎이 다섯장이고, 큰개별꽃은 잎이 일곱장이며 개별꽃은 잎모양이 갈라져 있고, 큰개별꽃은 잎모양이 뽀족하다. 개복숭아 1. 개복숭아 2. 사월의 산은 연두연두하며..

북한산 2022.04.20

萬花方暢 우리동네

萬化方暢(만화방창) (따뜻한 봄이 되어 온갖 생물이 나서 자람) 執權靑帝大施恩(집권청제대시은) 정권을 잡은 청제가 크게 은혜 베풀어 蜂蝶逢時舞草原(봉접봉시무초원) 벌 나비도 때를 만나 초원에서 춤춘다. 嫉妬春花誇艶態(질투춘화과염태) 질투하듯 봄꽃들이 고운 모습 자랑하니 不堪老士出開門(불감노사출개문) 늙은 선비도 못 견뎌 문 열고 나간다네 아침마다 커튼을 걷으면 창밖의 나무들이 연초록 새순을 키우고 온갖 꽃들이 피고 지는 계절이다. 옛 글 그대로 질투하듯 봄꽃들이 피고지는 동네이다 보니 늙은 선비도 못 견뎌 문 열고 나간다는데 선비란 단어에는 한창 못 미치지만 늙은이란 단어에는 조금 근접한 이 몸 카메라 들고 아니 나갈쏘냐. 萬花方暢의 계절 아닌가? . . . 쏟아지는 봄 햇살에 연초록 새 잎이 빛나고 솔..

자이 2022.04.18

참 아름다운 마을 "일영"의 봄 날.

참 아름다운 봄날 차를 타고 목적지도 없이 달린다. 큰 길에서 벗어나 작은 길로 접어들어 마음따라 길따라 바퀴가 굴러가는대로 달린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꽃으로 가득해서 그런가 분명 처음가는 길인데 낯설지가 않다. "일영(日迎)" 한자 풀이로는 "해맞이 마을" 이다. 왕년엔 젊은 대학생들의 MT 성지였던 곳답게 벚꽃으로 둘러싸인 펜션 축구장에는 대학생들 대신 직장인들의 족구시합으로 생기를 더한다. 마당이 넓은 까페 울타리에 너머에는 어린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예쁜 텐트를 설치하고, 시골집 텃밭에는 어르신 부부가 텃밭 가꾸기에 바쁘다. 텃밭가에 핀 예쁜 꽃. 카메라를 들고 물어본다. 이 꽃 이름이 뭐예요? "홍매실"이라 말씀하신다. 아하! "만첩홍매" 익숙한 이름인데 낯선 곳에서는 모든 것이 새롭게 ..

일산에 살면서 2022.04.16

雨中春夜

良宵宜淸談(양소의청담) 당나라 시인 이백의 시 "友人會宿(우인회숙)"의 한 구절이다. 친구들과 함께 자며 명리를 떠나 맑고 고상한 이야기하기 좋은 밤이라고 했는데 창밖에는 봄비가 소소히 내리고 가로등 아래 만발한 벚꽃이 새하얗게 빛나는 이 밤을 良宵宜散策(양소의산책)이라 표현하면 어떨까? 우산 쓰고 걸으며 벚꽃구경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밤이 없을 듯하다. 젊은 날에 창경궁 밤벚꽃놀이로 전국이 들썩이던 시절 옆지기와 함께 창경궁을 걸으며 데이트하던 봄날의 밤을 회상하며 아직은 육학년인 한 쌍은 동네 한바퀴를 걸었다. . . 조팝나무 더욱 희게 빛나는 밤. 가로등 아래 단풍나무 봄비 덕분에 새순을 한 뼘 더 키우는 밤이 아닐까? 하얀 목련이 떨어지면 붉은 자목련이 피어나는 밤 昨夕一花衰(작석일화쇠) 어제 저..

자이 2022.04.13

돌단풍, 청매화, 벚꽃 그리고 목련까지

돌단풍 최용우 흙도 물도 없는 낭떠러지 바위틈에서 거기에서 어떻게 꽃이 피었냐고 눈으로 물으면 눈으로 웃지요 그냥 웃지요 햇볕이 따뜻하니 볕이나 쬐라며 그냥 웃는 돌단풍꽃. 꿀 빠는 벌. 산책로 살짝 벗어난 곳에 초록빛 잎새 사이로 청매화 싱그럽게 피었다. 벚꽃이 천지삐까리로 피었습니다. 벚꽃 엔딩이 아니고 벚꽃 절정입니다. 꽃길로 가는 길 滿開한 벚꽃 萬個의 벚꽃 햇살 가득 벚꽃 노송은 허리가 아픔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정화되는 순백의 목련꽃. 목련꽃 피는 봄날에 용혜원 봄 햇살에 간지럼 타 웃음보가 터진 듯 피어나는 목련꽃 앞에 그대가 서면 금방이라도 얼굴이 더 밝아질 것만 같습니다. 삶을 살아가며 가장 행복한 모습 그대로 피어나는 이 꽃을 그대에게 한아름 선물할 수는 없지만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자이 2022.04.11

호수공원 꽃놀이

햇살이 따스한 봄날 개나리, 진달래, 벚꽃, 하얀 목련, 노란 산수유 그리고 연두빛 새순이 막 돋아나는 싱그러운 사월의 호수공원. 오늘따라 카메라로 꽃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고 모델을 대동한 단체로 온 진사님들도 눈에 띈다. 물속에 사는 남생이들도 바위에 올라 단체로 봄볕을 즐기는 봄날의 오후 하얀 목련나무 아래 가만히 앉아 시집이라도 한 권 읽으면 좋으련만 갖고 온 돗자리 깔고 옆지기와 함께 눈으로는 꽃구경하고, 귀로는 새소리 들으며 요즈음 말로 봄멍을 즐긴다. . . . 수양버들과 수양벚꽃 액자로 들어 온 봄. 화전이 생각나는 진달래 초록과 노랑 흐드러지게 피었다는 게 이런건가요? 남생이들의 봄나들이. 자라섬 아니 남생이섬. 수양벚꽃의 반영 건드리면 터질 것 같아 가만히 셔터만 눌렀습니다. 목..

일산에 살면서 2022.04.09

4월은 아름다운 달.

누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나. 울긋불긋 꽃대궐이 시작되는 아름다운 4월인데. 4월의 첫 주말 동네 한 바퀴도 아니고 동네 반 바퀴만 걸어도 매화, 산수유를 실컷 볼 수 있으니 4월은 아름다운 달 맞습니다. . . . 하얀 목련 피어나는 꽃봉오리 곧 순백의 세상이 펼쳐질 듯. 햇살 가득 산수유 1. 햇살 가득 산수유 2. 햇살 가득 산수유 3. 벽화로 남기고 싶다. 벌을 부르는 매화 1. 벌을 부르는 매화 2. 봄을 반기는 "영춘화" 뒷동산 산수유 1. 뒷동산 산수유 2. 뒷동산 산수유 3. 콩알보다 작은 꽃인데 이름은 "큰봄까치꽃(큰개불알풀)" 나 하나 꽃피어 조동화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

자이 2022.04.03

또 북한산. 깽깽이풀이 꽃을 피웠습니다.

마치 한 여름이라 착각할 정도로 흰구름이 하늘을 덮은 날 白雲滿庭戶(백운만정호) 뜰에는 흰 구름이 가득하고... "올개불나무" 찾아 가는 길에 "딱총나무" 새 순을 만나고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깽깽이풀을 만났습니다. 그냥 스쳐지나갈 땐 나무에 마른 풀씨들이 붙었나 착각할 정도로 작은 꽃. 손 한 뼘 정도로 가까이 가야 겨우 보이는 작은 꽃. 후~하고 입김이라도 불면 날아갈 것만 같은 가려린 꽃. 지난 산행에서 얼핏 본 기억을 더듬어 간신히 찾았습니다. "올괴불나무" 너무 작아서 초점을 맞추기도 어렵습니다. 작아도 꽃 속에 꿀이 있는지 벌이 찾아왔습니다. 올괴불나무를 만나고 오는 길에 다시 만난 깽깽이풀 두어 시간 봄볕을 더 받고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숲 속에서 나무를 찾기부터 힘든 "올괴불나무" 하..

북한산 2022.04.02

올해도 만났다. 북한산 청노루귀.

벌써 3년에 세 번. 북한산 청노루귀와의 만남. 지난 겨울이 너무 추워서인지 올해는 작년보다 일주일이나 늦게 핀 "청노루귀" 유비가 제갈량을 그의 軍師로 모시기 위해 제갈량의 초가집을 세 번 방문해서야 만날 수 있었다는 고사에 비유할 수는 없겠지만 첫 번째는 너무 일찍이어서 두 번째는 아직 눈이 덮여 있어서 세 번째에 만날 수 있었으니 올 해의 청노루귀가 더욱 귀하게 느껴져 낮은 자세로 조심스레 다가가 위에서, 옆에서, 그리고 아래에서 찍고 또 찍었습니다. . . . 오늘의 날씨. 물그림자. 생강나무 진달래 일곱 명이 앉아 놀 수 있다는 칠유암. 물에 비친 고목. 깽깽이풀 溪聲便是長廣舌(계성편시장광설) 계곡의 물소리가 끝없이 긴 이야기를 하고 있다. 巖轉千年方到地(암전천년방도지) 바위는 천년을 굴러 땅에..

북한산 2022.03.29

뒷동산에 꽃이 피었습니다.

밤새 내리던 비가 그치고 맑게 개인 하늘 예년보다는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매화와 산수유가 활짝 피었다. 겨우내 꿀이 고팠던 벌들 이 꽃 저 꽃 꿀을 찾는 날개짓이 바쁘다. 덩달아 카메라 셔터도 바쁘게 눌렀지만 벌들은 요리조리 잘도 빠져 나간다. 그 중 마음씨 좋고 인성이 착한 벌 몇 마리가 카메라 셔터를 기다려주었다. . . . 얼마만에 보는 파란 하늘인가. 멋진 포즈로 기다려 준 벌 카메라 피해 도망가다 걸린 벌. 머리만 꽃에 파묻고 숨박꼭질하자는 벌 벌을 기다리는 산수유. 벌들이 다녀 간 산수유. 꿀 빠는 벌 벌을 기다리는 순백의 매화. 올 봄 처음 만난 민들레가 눈부시게 빛난다. 버들강아지 밤새 봄비로 노랗게 염색했다. 조경석을 덮은 파란 이끼 위에 밤새 내린 봄비가 마치 옥구슬인 듯 햇살에..

자이 2022.03.27